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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ing

언뜻 본 아름다움


#11

언뜻 본 아름다움


여행지에서 마주친 소녀의 미소를 기억한다

취리히 호수의 청둥오리들의 부유를 기억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은 비루한 일상이 되어 고색창연해지지만

스쳐 지나간 모든 것은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남는다

우리는 지금 소유하지 않은 것들을 희망하며

가장 거창한 찬사를 바치고 마는 것이다

성당에서 들려왔던 이름 모를 미사곡의 선율

놀이터의 구름다리에 거꾸로 매달려 웃던 소년의 하얀 미소

그러니 다시 말한다,

박제할 수 없는 순간은 기억으로 남아 아름다움이 된다

모든 언뜻 본 아름다움은 우리가 가질 수 없기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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