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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밑줄]

 

+2467

나가려고만 하면

집에서의 시간이 소중해진다.

나가려고만 하면.

 

+2468

앤디 워홀이 그랬던가요. 기대하지 않는 순간 얻게 된다고.

 

+2469

늘 그렇지만 난 뭔가 좋아지면 그걸 잃을 걱정부터 하는 놈이니까.

 

+2470

너는 너라서 그런 표정을 짓고 그런 말을 하지.

나는 나라서 이런 행동을 하고 이런 생각을 해.

우리는 그렇게 다른 사람들인데

왜 네 기준을 함부로 남에게 적용하는 거니.

 

+2471

새로운 인연이 내게 새로움을 줄 수 있을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가면

난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2472

당신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그대의 별에선 연락이 온 지 너무 오래되었지

아무도 찾지 않고 어떤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을 바라며

살아온 내가 어느 날 속삭였지 나도 모르게

이런 이런 큰일이다 너를 마음에 둔 게

 

+2473

첫눈이 온다며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삶이 끝나 버린 건 아니야.

그저 인생의 수천여 가지 행복 중 하나를 누리지 못하는 것일 뿐.

 

+2474

날 이해할 수 있겠니?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느냐는 물음은 곧 나를 사랑할 수 있느냐는 것. 나, 겉모습과는 달리 나이도 무척 많고, 실은 사람들 피나 빨아 먹고 사는 뱀파이어인데, 그런 나를 너는 이해해 줄 수 있냐고.

 

+2475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은 열렬하였으나, 어리고(?) 서툴렀던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서로에게 자신에 대한 이해만을 구하다 결국엔 서로 또 다른, 더 새롭고 더 깊은 이해를 찾아 떠나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2476

가끔은 사랑보다 이해가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가끔이 아니라 자주.

 

+2477

한 번 부탁해서 되지 않는 건

두 번 하지 않아요.

나를 구차하게 만드는 사람에게

할 일은 부탁이 아니라

다만 판단을 내리는 것뿐.

그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이 나를 생각하는 만큼에 대해.

관심과 성의란 부탁을 해서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2478

"아, 글을 쓰세요. 노후 준비를 해야죠."

그 말은 네게 충격이었다. 늘 마흔을 넘으면 더 이상 곡이 나오지 않을 거라 두려워하던 네게 그 말은 마치 새로운 출구를 알려주는 다급한 안내방송처럼 들렸다.

 

+2479

바라고 또 바라고 포기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2480

내게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혼자서 조용히 자신만의 화단을 가꾸는 일.

천천히 가는 것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들은 앞서 간다고도 생각지 않구요.

오늘도 감사히 보내시길.

시간이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흔한 선물은 아닙니다.

 

+2481

지르는 건 아무리 해도 좋은 일. 움츠리고 망설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일. 그래서 나는 떠난다. 돌아올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2482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누군가가 되어 주지 못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너는 알지 못하겠지.

예나 지금이나

나는

그런 사람.

이렇게 또

원치 않는 점수가

매겨지고 말았다.

하지만 사랑해.

우리 좋은 날들은

너무 빨리 가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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