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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타오르다

<최애, 타오르다> 우사미 린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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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는 내가 차분하고 야무진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통하듯이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실제 자신과는 조금씩 다를지도 모른다. 그래도 반쯤 픽션인 나로 참여하는 세계는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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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미처럼 도중에 다른 쪽으로 갈아타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최애가 사라지면 다른 최애는 새로 찾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 평생 영원히, 내 최애는 우에노 마사키뿐이다. 그만이 나를 움직이고, 나를 불러주고, 나를 받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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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대사는 달달해서 낯간지럽지만, 그 고지식한 마사키가 어떤 표정으로 녹음했을지 상상하면 재미있고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그것만으로도 오늘 하루가 아무리 추워도 호흡이 가뿐해져요...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공식적으로 착취당하며 즐겁게 사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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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엄마나 나에게 공부하라고 혼을 내서 내가 "하고 있어, 열심히 하고 있다고"라고 욕실을 향해 외쳤는데, 공부 중이던 언니가 갑자기 손을 멈추더니 "그만 좀 할래?"라고 말했다. "널 보면 바보가 되는 것 같아. 내가 부정당하는 것 같다고. 나는 잘 시간도 아껴서 공부해. 엄마도 잠을 제대로 못 자는데도 매일 아침 토할 것 같다느니 머리가 아프다느니 하면서도 일하러 가. 그게 연예인만 쫓아다니는 거랑 같니? 그러면서 왜 열심히 한다는 소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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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닐 때, 나는 최애의 음악을 들으며 등교했다. 여유 있는 날에는 느린 발라드, 서두르는 날은 업템포 신곡을 들으며 역을 향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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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은 먼지처럼 거실에 쌓이고, 훌쩍이는 울음은 마룻바닥 틈이나 장롱 표면에 스며들었다. 난폭하게 잡아 끈 의자나 문 여닫는 소리가 퇴적되고 이 가는 소리나 잔소리가 축축하게 계속 떨어지면서 먼지가 쌓이고 곰팡이가 생기며 집은 조금씩 낡아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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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논리정연하게 해결만을 염두에 두고 말한다. 명쾌하게, 냉정하게, 어떤 일이든 어렵지 않게 해낸 인간 특유의 미소까지 짓고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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