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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탄생

THE SCIENCE OF STORYT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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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3

우리는 인간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있다. 결국 모두 죽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도 죽는다.

 

+1354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두려움에 대한 치료법이 바로 이야기다. 뇌는 희망에 찬 목표로 삶을 가득 채우고 그 목표를 성취하게 만들어서 우리가 삶의 냉혹한 진실에 직면하지 않게 해준다. 이야기는 우리의 존재에 의미가 있다는 착각을 일으켜서 삶의 혹독한 진실을 외면하게도 해준다.

 

+1355

이야기가 없다면 인간 세상을 이해할 길이 없다. 이야기는 신문과 법정, 스포츠 경기장, 정부 회의실, 학교 운동장, 컴퓨터게임, 노랫말, 사적인 생각과 공적인 대화, 백일몽과 꿈을 채운다. 어디에나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가 곧 우리다.

 

+1356

우리는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다. 결함이 있고 매력적이고 구체적인 누군가의 역경을 보면서 응원하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소파 쿠션에 머리를 박기도 한다. 플롯 표면에 드러난 사건도 물론 중요하고 플롯 구제가 제 기능을 다하고 규율을 따라야 하지만 플롯이 존재하는 이유는 결국 그 안의 인물을 위해서다.

 

+1357

신경과학자 소피 스콧Sohie Scott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거의 모든 지각은 변화를 감지하는 데서 시작한다. 우리의 지각 체계는 사실상 변화가 감지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1358

역사적으로 이야기의 비밀을 밝히려고 시도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 변화의 의미를 알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반전peripeteia', 곧 극적 전환점이 극에서 가장 강력한 순간이라고 주장했고, 스토리 창작 이론가이자 드라마 협회 회장인 존 요크John Yorke는 "모든 TV감독이 현실이나 허구에서 항상 찾는 이미지는 클로즈업한 인간의 얼굴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변화의 순간은 결정적으로 대개 첫 문장에 응축된다.

 

+1359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은 예기치 못한 변화가 곧 일어날 거라는 암시를 주면서 관객의 뇌를 불안하게 만드는 기법의 대가다. 심지어 그는 "쾅하는 순간에는 공포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 순간을 예상하는 동안에만 공포가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1360

로웬스타인은 <호기심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Curiosity>이라는 논문에서 인간의 호기심을 무의식 중에 자극하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질문을 던지거나 수수께끼를 낸다. 둘째, 해결책이 예상은 되지만 알려지지 않은 일련의 사건에 노출시킨다. 셋째, 예상을 깨트려서 설명을 찾도록 유도한다. 넷째, 다른 누군가에게 정보가 있다고 알려 준다.

 

+1361

베르겐의 연구에서 작가들이 흔히 "말로 표현하지 말고 보여줘라"라는 조언을 자주 듣는 이유가 드러난다. <나니아 연대기>저자 C.S. 루이스는 1956년 젊은 작가들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어떤 것이 '끔찍하다'라고 말하지 말고 독자가 끔찍하게 느끼도록 묘사하라. '기쁘다'고 말하지 말고 독자가 끔찍하게 느끼도록 묘사하라. '기쁘다'고 말하지 말고 독자가 읽고 '기쁘다'고 말하게 만들어라."

 

+1362

후드 같은 연구자들은 현대인이 '자기가축화self-domesticaton'의 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한다. 그 증거로 지난 2만 년에 걸쳐 인류의 뇌가 10~15퍼센트 정도 쪼그라들었고 인간이 가축으로 길들인 다른 동물 30여 종도 비슷한 비율로 뇌의 크기가 작아진 사실을 들 수 있다. 여느 가축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가축화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조상들보다 더 길들여지고 사회적 신호를 더 잘 해독하고 남들에게 더 많이 의존하게 됐다는 뜻이다.

 

+1363

우리는 어디에서나 마음을 감지한다. 뇌는 외부 세계의 모형을 구축하듯이 마음의 모형도 만든다. 우리의 사회생활 무기고에 들어 있는 중요한 이 기술을 '마음 이론mind theory'이라고 한다.

 

+1364

심리학자 니컬러스 에플리Nicholas Epley 교수는 스토리텔링의 핵심으로 보이는 이 기술 덕분에 우리에게 놀라운 힘이 주어졌다고 말한다. 에플리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 것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때문이지 엄지손가락이 나머지 손가락들과 마주 볼 수 있거나 도구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1365

인간의 행동을 수치로 정확히 수량화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터무니없기는 하지만,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모르는 사람들끼리는 상대의 생각과 감정을 20퍼센트만 정확히 판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와 연인 사이라면? 기껏해야 35퍼센트다. 사실 타인의 생각을 읽을 때 발생하는 오류가 인간 드라마의 주된 원인이다.

 

+1366

전후의 주요 감독인 알렉산더 맥켄드릭Alexander Mackendrick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우선 이렇게 묻는다. A는 B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한다고 생각할까? 복잡하게 들리지만(사실이 그렇기도 하지만) 인물에 밀도를 더해주는 중요한 질문이고 결과적으로 장면에 밀도를 더해준다."

 

+1367

우리는 물론 변화에 끌리지만 다른 두드러진 부분에도 끌린다. 과학자들은 단순히 눈에 띄는 대상에 관심이 간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우리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대상에 더 관심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미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아직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지만.

 

+1368

스티븐 스필버그는 중요한 세부 요소를 이용해서 드라마를 창조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티라노사우르스 렉스의 첫 등장 장면을 발전시키는 과정을 보자. 자동차 계기판 위에 놓인 물잔 두 개가 보이고 땅에서 올라오는 묵직한 진동에 의해 컵 속의 물 표면에서 동그라미가 퍼져나가는 장면이 뒤따른다. 이어서 차에 탄 사람들의 얼굴에 서서히 표정 변화가 번지는 장면이 교차된 다음, 공룡이 쿵쿵 발을 디딜 때마다 백미러가 흔들린다. 이런 세밀하고 지엽적인 장면들은 뇌에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과정을 모방해서 긴장감을 쌓아간다.

 

+1369

좋은 시는 하프 연주자가 하프를 연주하듯이 연상의 신경망을 연주한다. 단순한 단어 몇 개를 절묘하게 배치해서 깊숙히 파묻힌 기억과 감정과 기쁨과 외상을 조심스럽게 건드리는 것이다.

 

+1370

오웰이 글쓰기에 관해 했던 말은 절대적으로 옳다. "참신한 은유는 시각적 이미지를 환기해서 생각을 지원한다." 그는 1946년에 이렇게 말하고는, "닳고 닳은 은유는 환기의 힘이 다 빠져서 사람들에게 스스로 문구를 떠올리는 수고를 덜어주는 기능만 할 뿐이므로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지적했다.

 

+1371

실험을 해보자. 바나나. 구토.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교수는 방금 전에 당신의 뇌에서 일어난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당신의 마음은 자동으로 시간의 순서를 전제하고 바나나와 구토라는 단어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상정하여 바나나가 구토를 일으키는 대략적인 시나리오를 만든다."

 

+1372

인과관계는 말로 표현하기보다는 보여줘야 하고, 설명하기보다는 암시해야 한다. 아니면 이야기에 호기심이 식어버리고 독자나 관객은 지루해진다.

 

+1373

이제 수수께끼가 풀렸다. 이야기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밝혀졌다. 예기치 못한 변화가 일어나거나 정보의 격차가 벌어지거나, 아니면 이 두 가지 모두의 상황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374

좋은 이야기는 인간 조건을 탐구한다. 극의 표면에서 벌어지는 사건보다 인물에 더 집중한다. 낯선 마음으로 떠나게 되는 흥미진진한 여행이다.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인물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우리가 그 인물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극적인 싸움을 제공하는 이유는 그가 성공하고 매력적인 미소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가진 결함 때문이다.

 

+1375

흔히 '문화'라고 하면 오페라나 문학 혹은 패션처럼 눈에 보이는 것을 떠올리지만 사실 문화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신경 모형에 깊숙이 녹아있다... 일본인들은 벌의 유충으로 만든 별미 하치노코를 먹고 파푸아뉴기니의 코로와이 부족민은 사람을 먹는다. 미국인들은 소고기를 1년에 100억 킬로그램 가까이 먹는 데 반해 인도에서는 소가 신성한 동물이므로 스테이크 샌드위치를 먹으면 자경단에 살해당할 수도 있다. 정통파 유대인 부인들은 머리를 밀고 가발을 쓰는데,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불순한 사람의 눈에 띄지 않도록 막기 위함이다. 에콰도르의 와오라니족은 몸에 거의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다.

 

+1376

우리가 누구인지를 형성하는 대분분의 특성과 실수가 우리의 신경 모형에 통합되며 그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 그렇게 마음이 만들어진다. 뇌는 이제 인간의 갈등과 드라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 상태로 들어간다. 이제부터 모형을 만드는 사람에서 모형을 방어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결함이 있는 세계 모형을 가진 결함 있는 자아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뇌는 자아를 보호하려 든다.

 

+1377

똑똑한 사람들은 자기가 옳다고 증명할 방법은 잘 찾지만 자신의 오류를 찾는 데는 서툴다. 인간이 이처럼 비합리적으로 진화한 것이 이상해 보일 수 있다. 한 가지 그럴듯한 가설은 인간이 집단으로 진화한 탓에 변호사처럼 끝까지 논쟁해서 성공으로 가는 최적의 방법을 찾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1378

내가 누군이지에 대한 감각은 주로 기억에 의존하지만 사실 기억은 신뢰할 만하지 않다.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줄리아나 마초니Giuliana Mazzoni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개인의 기억으로 선택된 내용은 현재의 자기 개념에 적합해야 한다."

 

+1379

한때 그는 녹색운동을 용감하지만 지리멸렬한 약자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보면 볼수록 조그만 다윗이 거대한 골리앗의 탈을 쓴 경우가 많았다. "숫자만 보자고요. 그린피스Greenpeace는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국제조직입니다. 세계무역기구WTO보다도 규모가 크고,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측면에서 그 영향력이 훨씬 더 큽니다. 게다가 돈과 권력과 영향력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1380

조지프 캠벨은 "한 인간을 진실로 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사람의 결함을 기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이야기와 현실에서 만나는 인간은 이처럼 불완전한 존재다. 하지만 현실의 삶과 달리 이야기에서는 그 인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를 이해할 수 있다.

 

+1381

인간 조건에 관한 무섭고도 흥미로운 진실은 누구도 극적 질문의 답을 모른다는 점이다. 질문 자체가 우리 자신에게 속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왜 그렇게 느끼는지 알 수 없다. 왜 우울한지 가설을 세우면서, 도덕적 신념을 정당화하면서, 음악이 감동을 주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만든다. 우리의 자아 감각은 신뢰할 수 없는 화자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완전히 통제한다고 믿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우리가 누구인지 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1382

사실 자제력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마음 속에 목표와 가치관이 제각각인 여러 인물이 사는 것이 문제다. 그중에는 건강해지기로 마음먹은 사람도 있고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은 사람도 있다. 우리 머릿속에는 세상 모든 것에 대한 모형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다양한 모형도 들어 있어서 각각의 모형은 주도권을 차지하려고 끊임없이 싸운다. 시기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모형이 전면에 나서고, 그 모형은 화자 역할을 맡아서 열정적이고 설득력 있게 주장을 펼치고 대개는 논쟁에서 이긴다.

 

+1383

출세란 지위를 얻는 것으로, 인간의 보편적 갈망이다. 심리학자 브라이언 보이드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자연스럽게 광포한 행동으로 지위를 추구한다. 말하자면 누구나 무의식적이긴 하지만 가차 없이 동료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자신의 지위를 높이려고 하고, 또 남들도 무의식중에 그들의 지위로 평가한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의 "주관적인 안녕감과 자존감과 정신적, 신체적 건강은 남들에게 부여받는 지위에 달린 듯하다"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폭넓은 목표 지향적 활동'에 참여한다. 다시 말해서 삶의 지극히 고상한 플롯과 활동의 기저에는 지위를 향한 충족되지 않는 갈증이 있다.

 

+1384

지위 게임은 도덕적 분노처럼 인간의 스토리텔링에 스며든다.

 

+1385

심리학자들은 굴욕감이란 자신의 지위를 주장하는 능력을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심한 굴욕감은 '자아의 절멸'로 기술된다.

 

+1386

이야기는 그 속에 담긴 가치를 결함이 있는 평범한 인간보다 더 순수하고 명료하게 제시한다.

 

+1387

우리는 지극히 단순한 서사로 스스로를 속이면서 우리 자신을 도덕적 영웅으로 만들고 남들을 평면적인 악당으로 만드는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믿는다.

 

+1388

이처럼 요란하지는 않지만 강렬한 결말에 앞서 트래비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된 폭발적인 최후의 일전은 나오지 않는다.

 

+1389

이처럼 결함 있는 인물은 누구인가? 온갖 실수와 시도 끝에 트래비스는 결국 어떤 사람이 되기로 한 걸까? 그는 자신이 좋은 남편과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만큼 스스로를 잘 알았고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만큼 이타적인 용기를 끌어냈다. 어쨌든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 트래비스의 '최후의 일전'에서 요란하게 폭죽이 터지지는 않았지만 이야기의 잠재의식 차원에서 그는 용과 맞붙어 싸운 것이나 다름없다. 심리학자이자 이야기 이론가인 조던 피터슨Jordan Peterson 교수는 영웅이 보물을 지키는 용과 최후의 일전을 벌이는 신화적 비유에 관해 이렇게 설명한다. "최후의 일전이 주는 결실을 얻으려면 일단 그 일전에 나서야 한다. 엄청난 위험에 처하고 한계까지 밀어붙여야 할 수 있다. 그렇게 용과 마주하지 않으면 황금을 가져가지 못한다. 아주, 아주 이상한 논리지만 정확히 맞는 이야기로 보인다. 황금은 목숨을 건 일전을 받아들인 대가다. 하지만 이야기의 극적 질문에 옳게 답해야만 그 보물이 주어진다. 옳은 답은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이다.

 

+1390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Baumeister 교수는 "인생은 안정을 갈망하는 변화"라고 말한다. 이야기는 실제로 우리를 위험에 빠트리지 않으면서도 통제력을 잃은 느낌을 주는 일종의 연극과 같다. 경사로와 레일과 철제 차륜으로 만들어진 롤러코스터가 아니라 사랑과 희망, 두려움, 호기심, 지위 게임, 수축, 해방, 예기치 못한 변화, 도덕적 분노로 이루어진 롤러코스터다. 이야기는 통제력의 스릴라이드인 셈이다.

 

+1391

도취는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1392

세계에 대한 나의 인식을 처음으로 바꿔놓은 작품은 줄리언 반스의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였다. 열일곱 살의 소년이었던 나는 첫사랑의 혼돈 속에서 통제 불능이었고 그 여자애와 함께였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 왜일까? "사랑하면 행복해질까?" 이 책에서 나이 많은 반스가 내게 물었다. "아니다." 그는 그렇게 답하고 계속 물었다. "사랑하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질까? 아니다. 사랑하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까? 절대 아니다."

 

+1393

"심장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심장 모양이 아니다." 이 네 마디에 나는 바로 혼란이 진정되고 내 사춘기의 고통을 이해했다. 이 네 마디는 26년 후 다른 여자와 결혼할 때까지도 내가 사랑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바다를 건너게 해주었다. "심장은 심장 모양이 아니다." 이 은밀한 주문은 나나 그녀가 죽는 날까지 내 머릿속에서 들릴 것이다.

 

+1394

이야기는 진실한 위안을 준다. 고도로 사회화된 종인 우리가 받은 저주는 우리를 통제하려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만나는 모두가 타인과 잘 어울리고 성공하고 싶어하므로 우리는 거의 항상 상대에게 조종의 대상이 된다. 우리의 환경은 가벼운 거짓말과 절반의 미소가 뒤섞여 있고, 그것을 통해 우리를 즐겁게 만들고 타인과 외부에 순응하게 만들려고 한다. 

 

+1395

우리만 깨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만 갈등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만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만 음침한 생각과 씁쓸한 회환과 때때로 증오에 찬 자아에 사로잡히는 것도 아니며 우리만 두려운 것 또한 아니다. 이야기의 마법은 현실의 사랑이 범접하지 못할 방식으로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준다. 이야기는 어두운 두개골 속에서 우리가 그렇게 외롭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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