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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ing

The Art of Getting by

The art of getting by

#18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때론 모든 의욕을 사라지게 한다

하루하루 죽음에 다가가고 있다고 느끼는 것 속에서

우린 어차피 죽을 삶의 의미란 건 도대체 무엇인가 질문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아주 오래된 인간의 근원적 질문이다

누군가는 그 질문의 답을 종교에서 찾고 영원불멸의 삶을

우린 사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거대한 혼돈이라고 생각하며 염세주의적인 철학을 설파하기도 한다

바로 그 지점의 출발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진지하게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인간은 그 답을 알 수 없게 된다

성장기의 인간이라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아직 말도 생각도 근육의 힘도

미성숙한 인간이라면 - 가령 9살이라던지 4살이라던지 하는 나이

삶의 의미 따위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스스로 육체를 컨트롤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생각이란 것을 정립하고 펼치기도 하는 나이가 되면

그것은 거대한 퀘스천 마크가 되어 머릿속을 지배한다

돌이켜보면, 나의 5학년때가 그랬다

난 밤마다 울며 죽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왜 인간은 죽어야 하는 것인가

죽어야 한다면 왜 태어나게 한 것인가

, 여기 그런 생각에 사로잡힌 한 고교생이 있다

조지는 모든 것이 의미없다

우린 죽음을 향해 달리기 하는데 그깟 수학문제를 풀고, 시험준비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아무것도 안 하며 어슬렁거리는 삶을 산다

그러던 그에게 샐리라는 아이가 나타난다

그리고 아무 의미 없이 살던 그에겐

점점 샐리는 의미가 되어간다

, 여기 죽음이란 삶의 의미란 하는 거대담론을 펼쳐가는 게

고작해야 사랑이 그를 그건 생각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참을성 있게 지켜보는 선생님들, 아니 지켜본다기보다는

회유와 강압을 오가지만, 그것은 존중이나 포기의 관점에서지, 위협이 아니다

한 학생으로서의 조지를 존중하고 그의 잠재력을 포기하지 않기에 하는

사려 깊은 여러 가지 자극들을 제공한다 그들은 목소리를 높이거나 강압적인 폭력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조용히 그가 왜 그러는지 묻는다

조지 역시 말도 안 되는 궤변 같지만 솔직하게 그의 이유를 설명한다

그의 회의론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선생님들은 규칙을 설명하고

그가 가질 수 있는 옵션을 이야기한다

이 놀라운 합리성과 존중의 교육방침은 꽤나 인상적이다

어쩌면 가정에서 난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가질 수 있는 옵션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

강압 말고는 방법을 모르는 우리의 교육법과 매우 다른 이야기

조지의 반항은 마지막 임계점을 맞는다

다행히도 우리의 영화는 그에게 졸업장과 사랑의 쟁취라는 해피엔딩을 선사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다시 처음의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지 않고 뭉갠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엔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들을 것 같다

이봐 살아가는 거야

사랑하고 꿈을 찾고 노력을 하고 무언가 이루고 무언가 잃고

가질 수 있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을 알게 되고

해도 되는 것과 해도 되지 않는 것들이 뒤죽박죽 된 게 인생이야

살아보는 거야

꽤 흥미진진하지 않아?

죽음이란 유한성이 없다면 대체 이 살아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죽음이 없다면 삶도 없는 건데

왜 죽는 데 태어났냐고

죽는데 삶이 무슨 의미냐고

죽음이 있어서 삶은 의미가 있는 거야

네가 겪는 모든 경험이 의미가 생기는 거야

그 유한성으로 인해, 돌아올 수 없음으로 인해

언젠가 끝이 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거야

정말 Artistic하지 않아? 산다는 게

그러니까 Getting by 하며 사는 거야. 한 번.

한 번뿐인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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