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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82

본래의 자신보다 좋아 보이고 싶은 욕망, 그것이 병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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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좋지 않은 제품을 큰소리로 "너무 좋아요~"라고 해 봤자 기분만 상해. 그런데 아직도 그런 광고가 너무 많아. 나는 이것이 일종의 '병'이 아닐까 생각해. 왜냐하면, 사람으로 치자면 이건 커뮤니케이션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야.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 수 없다든가, 솔직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거니까.

 

+84

화술은 광고의 승패를 결정하지. 그리고 상품이건 기업이건 '실력'과 '화술'과의 '차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장벽이 돼. 스스로가 되고자 하는 모습을 그대로 강요한다면 광고의 코스트 퍼포먼스적인 면에서도 손해야.

 

+85

우리는 소비자 쪽에 보다 가깝지. 항상 소비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말이야. 예를 들어 컨설턴트나 학자와는 달라. 소비자의 관점에서 브랜드를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야.

 

+86

내 입사 초기에는 "What to say"는 마케팅 섹션, "How to say"는 크리에이티브 섹션의 책임이라고 배웠어. 그런데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클라이언트가 말하는 "What to say"는 경쟁 PT와 거의 다르지 않다는 현실에 부딪치게 되지. 가치 없는 "What to say"에 몇 십억이나 투자하다니 정말이지 '병들어 있는'거지. 하지만 광고회사는 어쨌든 돈을 버는 거니까 What to say"에서 "How to say"로 전환할 때 승부수를 걸곤 하지. 여러 가지 요소를 총동원해서 말이야. 그래서 히트시킬 경우도 물론 있지. 그런데 그 히트라는 게 과연 그 기업에 모두 기여하게 되는 걸까? 광고 자체에 기여하거나 CM 플래너 또는 아트 디렉터, 카피라이터에 기여하곤 하지. 10년간 줄기차게 "광고가 재미없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그건 "올해 감기는 오래 간대"라는 말처럼 의미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광고가 재미없어 진 것은 "How to say가 문제"라고 광고나 기술적인 면을 말하는 것보다 "What to say" 자체가, 즉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자체가 재미없어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

 

+87

선택의 여지가 과잉된 상태는 소비자에게 있어서도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어. 왜냐하면 뭔가를 선택해도 '잘 찾으면 더 좋은 선택이 있을지도 몰라'라고 늘 질문하게 되는 상태이기 때문이지. 심리적으로는 끝없이 표류하는 기분이야. 애써 익숙해진 도시가 어느새 고립된 섬처럼 느껴져서 지금까지 필요 없었던 정보 수집이나 능동성을 요구하곤 해. 하지만 사람은 늘 그렇게 근면 성실하지는 않잖아? 언제나 인터넷 앞에서 뭔가를 자유자재로 검색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이 상품이나 기업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신념이나 신뢰가 이전보다 더욱 필요하게 된 것이 아닐까?

 

+88

사업이란 돈을 벌지 않으면 의미가 없겠지만, 돈벌이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큰 뜻이 없다면 좋은 인재를 모으거나 사원을 늘릴 수도 없고 소비자들 중에 열혈 팬을 만들 수도 없어.

 

+89

뜻이 없을 경우에 어카운트 플래너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이런 내용을 사람들에게 메시지로 보내자"고 제안하는 거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목표를 가질 수 없으니까.

 

+90

광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벤트를 하는 사람이나 연출을 담당하는 사람, 어카운트 플래닝이나 컨설팅을 하는 사람도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의표를 찌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할 거야. 아마도 '크리에이티브'란 그런 것이겠지.

 

+91

회사가 커지고 경영자가 광고 담당자에게 권한을 이양하면서 생기는 장점이 많이 있어. 단점이라면 광고 담당자의 취향에 따라 그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상당히 좌우된다는 점이지. 이를 두려워하는 담당자는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다수결로 결정하게 되지. 많은 사람들이 수긍한다고 해서 보편성을 띠는 건 아니어서,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경우 마치 모서리가 점점 깎여나가는 것처럼 죽어가는 표현이 나오기 마련이야. 그래서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 쪽 광고가 힘 있게 표현될 경우가 있어. 그건 경영자 스스로가 '광고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본인이 결단을 내리고 권한을 부하에게 이양하지 않기 때문이야.

 

+92

이름이 나오지 않는 클라이언트 측 중요 인물이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존재야... 그러니까 그 사람의 공헌이 비한다면 CM 플래너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작은 존재야. 아트 디렉터도 그렇지만, 생각해 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아. 그것을 "Go!"라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93

해외 콩쿠르에서는 15초 CM을 만드는 나라는 이길 수 없어. 게다가 30초가 있다고 해도 '15초, 30초'의 두 가지 CM을 만들어야 해서 당연히 노출도가 잦은 15초에 중점을 두게 되지. 따라서 30초 CM은 간격이 뜨고 늘어지는 현상이 생기기 마련이야. 어제도 프리젠테이션에서 '15초, 30초'라고 적혀 있길래 "어느 한 쪽은 포기해달라"고 말했어. 양쪽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까. "두 배의 시간이 소요되는 CM을 같은 퀄리티로 만들 수는 없다. 30초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더니 그쪽을 선택해주더군.

 

+94

'15초, 30초'는 원래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에 두 가지 타입을 준비하는 편이 좋아. 보통 제작자는 15초를 선택하고 30초는 대충 늘려버려. 나는 30초 CM 쪽에 전력을 다하고 15초 CM은 그 예고편 같이 만들어. 그래서 30초 CM을 먼저 내보내달라고 하지. 그 다음에 15초 CM이 나오면 15초를 봐도 30초를 본 것 같은 인상을 가지게 돼.

 

+95

'탤런트를 좋아한다'는 병폐에 관해서도 대부분 정말 병이라고 생각해. 계약했기 때문에 나왔을 뿐이지. 그렇다면 연애가 아니라 돈을 많이 지불하고 사귀는 쪽에 더 가까워. 인기 탤런트는 그 기업이나 상품이 좋아서가 아니라 막대한 출연료를 받기 때문에 출연하지. 출연료가 절반 수준이었다면 아마 나오지 않았을 거야. 그런 광고를 보고 사람들은 아무리 인기 탤런트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 기업이나 상품을 좋아하게 될까? 아주 기본적인 질문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모르겠어.

 

+96

10년인가 20년 전의 캠페인들인데, 시세이도나 산토리, 마츠시타, 세이코 등 일본을 대표했던 회사의 광고는 하고 싶은 말을 완벽하게 하나로 압축했었어. 광고란 단 한 가지 이야기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본질에 가까워지거든. 시계 회사의 경우라면 '시간을 조각한다', 화장품 회사라면 '인간을 아름답게 한다' 같은 요점이 있었거든. 이렇게 하나의 깊이 있는 테마로 광고를 만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품질이 좋을 수밖에 없었지. 그런데 어느 샌가 그런 광고는 자취를 감추고, 요즘에는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광고'가 늘어났어.

 

+97

TV나 신문까지는 잘 했지만 웹에서 뭐든 다 말해버리면 소비자가 좋아할지 의문이란 말이야. 다시 말하지만, 기업의 전체적인 이미지로 삼을 수는 없어. 웹으로 보게 하는 힘이 아트 디렉터에 있는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점들이 어디까지 요구되고 있는지 궁금해.

 

+98

카피의 힘이 발휘된 마지막 CM은 '저 편에 있는 일본으로'가 아닐까? 그 CM 이후 언어가 이른바 한 개의 힘이 되어... 아, 맞아. '사랑은 먼 옛날의 불꽃놀이가 아니야'도 있구나. 아무튼 기억나는 것 중에서는 이 정도야. 세상과 언어의 관계에서 봤을 때 언어의 힘이 사라져 버렸어. 현대 문학 따위 아무도 읽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처럼 말이지.

 

+99

그래, 역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상품을 파는 것과 동시에 5년 후, 10년 후의 브랜드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봐. 이런 장기적인 안목으로 CM 플래닝과 그래픽 등을 판단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해. 단, 그러기 위해서는 가급적 클라이언트의 최고 경영자 또는 중역과 친해질 필요가 있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클라이언트의 5년 후 모습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홍보부장도 마찬가지로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시야와 안목에만 의존해도 일이 잘 안 풀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는 달라. 클라이언트의 최고 경영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누구인지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되면 임하는 자세 자체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콘티를 그리지 않아도 "5년 후 이런 브랜드를 만든다"고 확답할 수 있어. "5년 후의 브랜드는 이렇기 때문에 올해는 이런 것을 진행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걸지도 몰라. 우리는 전망에 대해 의논하고 싶어도 의논할 방법이 없어. 최고 경영자와 만날 수 없으니까 말이지. 이것이 일본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을 하기 힘들게 하는 구조상의 문제야. 하청업체에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따위 할 수가 없어.

 

+100

커미션에서의 원가 제시를 하지 않는 나라는 선진국 중에서 일본 밖에 없지 않나? 내가 조사한 바로는 일본만 원가 제시를 안하고 있어. 얼마 전까지는 프랑스도 그랬었지만, 프랑스는 12년 전부터 '절대 원가 공개'라는 사팽(Sapin)법의 실시로 망하는 대행사도 많았는데 그 이후로는 정말 깨끗한 체제가 되었어. 클라이언트도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볼 수 있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아.

 

+101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사람이 했던 이야기인데 "우리도 수수료제도를 적용하고 있는데 대략 커미션으로 환산해서 12% 정도가 되게 청구하고 있어"라고 하더군. 이게 현실일지도 몰라. 커미션이 내려가면서 지적 작업에 대해 클라이언트로부터 알맞은 대가를 지불받지 못한다면 우수한 크리에이터나 마케터가 업계에서 점점 더 줄어들고 광고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

 

+102

수수료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수수료의 폐해 중 가장 큰 문제점은 시간으로 계산하면 능력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별로 없다는 점이야. 처음 한 시간에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사람은 100시간을 생각한다 해도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리 없거든. 수수료 단위는, 예를 들어 우수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5배의 능력을 가졌다 할지라도 5시간 대 100시간으로 환산된 수수료로 계산된다면 그것 또한 좋은 모델이 아니지. 우수한 사람이나 클라이언트에게 있어서 특히 더 그렇다고 생각해. 오히려 우수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좋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수수료 산출 방법은 '시간'만 있는 게 아니잖아.

 

+103

사내 경쟁 PT... 사내에 두개 팀을 만드는 것이 한개 팀보다는 클라이언트에 대해 성의를 보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겠지.

 

+104

크리에이티브의 스위치를 켜주는 마케팅, 과연 가능한가?

예를 들면 내가 진행한 'BOSS' CM에서는 '표류()'라고 요시다씨가 말한 것을 듣고 스위치가 켜졌어. 요시다씨 같은 담당자가 있어서 가끔 한마디씩 해주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105

대부분의 경우 제작 일을 할 때는 이미 미디어 플랜이 짜여 오지. 대행사 AE가 가져오곤 하는데, "어째서 크리에이티브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디어 기획이 있을 수 있어?라고 한 번은 백지로 돌려보낸 적도 있었어. 이 '미디어에 얽매이는 병'이란 광고회사가 이익만을 일순위로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해. 우선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된 다음에야 크리에이티브를 진행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106

우리 TUGBOAT는 설립 당시 '크리에이터가 모여서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얻고 일을 할 수 있다면 진정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정의 내렸지.

 

+107

칼로리메이트는 처음에 타깃이 누구냐는 논의를 했었어. 유명 상품의 타깃이란 대부분 애매할 경우가 많아. 많은 사람들이 이 상품을 구입하기 때문이야. 젊은층부터 중년층까지 말이야. 그래서 칼로리메이트도 수명이 긴 상품이기 때문에 이미 여러 사람들이 먹거나 마신 상태였지. 캠페인을 히트시키려면 타깃을 좁힐 필요가 있어. 아줌마부터 초등학생까지를 대상으로 삼아서는 표현이 늘어질 위험이 있지. 오오츠카 제약 측과 이야기를 하는 중에 제품에 힘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타깃을 좁혀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어. 그래서 그 시점에서는 '고등학생으로 좁히자'는 제안을 했고 오오츠카 제약의 동의를 얻었지. 아니 오히려 오오츠카 제약에서 '고등학생으로 타깃을 좁힌 캠페인으로 나가자'고 마음을 결정해줬어. 이로 인해서 고등학생 이외는 관계없는 사람이 되었지. 기획 범위를 상당히 포커싱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야. ..표현 장소로 어떤 특정 스테이지를 선택했다고 해서 그 장소에 등장한 사람, 즉 고등학생들만 구입한다는 건 아니야. 하지만 우리가 캠페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댈 곳이 생긴 거야. '고교시대'라는 한정된 상황 말이야. 그 '애절함'이나 '우스꽝스러움', '유치함' 등을 묘사할 수 있었어. 45살에 비하면 17살은 실수를 많이 하는 나이야. 그런 실수들이 대부분 나중에 생각했을 때는 우스갯소리가 될 수 있잖아. 그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하는 심정으로 말이야. 그래서 그런 점에 포인트를 두고 기획해보자고 클라이언트가 결정을 한 거야.

 

+108

광고를 하드와 소프트로 구분하면 미디어가 하드고 크리에이티브가 소프트야. 지금까지 일본 회사는 하드 중심이었어. 광고의 경우 미디어가 없이 아이디어나 오리지널리티, 크리에이티브 등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는 돈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풍조가 있었지. 컴퓨터 업계도 마찬가지로 "하드는 1억 엔, 소프트는 제로로 해달라, 대신 하드에 소프트 분량의 돈까지 포함시켜라"고 하는 것이 전통적인 돈의 지불 방법, 돈의 수금 방법이었어.

 

+109

브랜드 평론가가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평생 없으니까. 그리고 나도 브랜드를 평가하는 평가 축이나 계산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도 평생 없을 테니까... 이해는 하지. 하지만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측정할 수 없는 마음속의 경사각도와 같은 것을 믿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브랜드란 문학적으로 말하자면 '추억의 작은 상자'와 같다는 말을 예전에 읽은 적이 있어... 어쨌든 이런 표현이 훨씬 브랜드를 로맨틱하게 만들고, 가능할지 여부도 할 수 없는 '측정'보다는 훨씬 믿음이 가. 1976년 여름, 나는 혼다의 스포츠카를 타고 여자친구랑 쇼우난 바다에 갔었어. 그 엔진 소리와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장면을 지금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어. 이런 게 브랜드의 본질이야. 상품과 자신과의 깊은 추억을 오버랩해서 기억하는 것 말야. 그런 것을 만들려는 기업의 강한 마음이 있어야 해낼 수 있는 일이지... 원래는 브랜드란 긴 시간을 거쳐서 생성되는 상품과 개인과의 연관성이야.

 

+110

사람이 변해도 우리 세대는 '브랜드'하면 소니와 혼다였어. 우리 아버지 세대가 내셔널과 토요타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발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 나는 절대 아버지와 같이 되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버지가 내셔널을 쓰면 내가 쓰는 오디오는 꼭 소니여야 하는 거야. 그 시대가 카운터로서의 브랜드를 원하고 있었어. 세상이 이렇다면 나는 이쪽이라는... 그런 것이 구분되지 않는 게 요즘 세대야. 그런 기업도 없고.

 

+111

우리는 스스로의 브랜드 파워라는 것을 상품화하고 돈으로 환산하지만, 본래 인간이라는 것은 상품화할 수 없는 것이거든. 즉 개인의 브랜드 파워는 원래부터 없었던 거지. 그 사람의 인생을 돈으로 맞바꿀 수는 없는 일이니까. 얼마라고 가격을 매길 수는 없는 거잖아. 평생 동안 받은 임금이 그 사람의 가치는 아니야.

 

+112

인생의 본질을 덮어버리는 것 같아. 그래서 세타가와구의 코마자와공원 주변에 살고 있는 주부와 타이토우구에 살고 있는 가족 중 어느 쪽이 행복한지 잘 모르겠지만,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코마자와 쪽을 선택하겠지. 그런 게 참 이상한 거야. 행복이란 주소와 관계없다는 것쯤은 다들 알고 있는데 말이야.

 

+113

CM  데이터 뱅크 등의 조사에 의한 광고 평가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탤런트를 기용하는 편이 수치가 높아지는 거야. 기억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그런 조사에서는 '무엇이 마음을 움직이는가'라는 데이터는 나오지 않아.

 

+114

말하자면 소비자가 가격을 깎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상품이 브랜드 파워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가격 인하를 물리칠 수 있는 힘.

우리 팀도 마찬가지야. 가끔은 "수수료를 깎아 달라"는 말을 듣고 그때마다 깎아줄까 말까 갈등하곤 해. 여기서 깎아주면 우리 가치도 같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지.

 

+115

기업과 최고 경영자가 전력을 다하는 신상품. 이럴 때야말고 상품 광고에 기업 광고적 의미를 담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시대를 예측하고 내놓는 신제품이기 때문에 메시지가 담겨있을 게 분명해.

 

+116

훌륭한 브랜드는 관능적이야. 그래서 '이론으로 문제를 추출하고 감정으로 해결한다'. 이것이 이상적이지.

 

+117

정리하는 능력이나 아웃풋 능력이 뛰어난 것을 사람들이 "굉장한 아이디어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받아 치고 있다는 이야기야. 받아쳐서 관심을 끌만한 힘으로 만드는 거야. 우선은 과제를 느끼는 힘. 상대방이 발견하지 않은 진정한 과제를 발견하는 힘.

 

+118

이물감이란 기존의 것을 뒤엎는 힘이 있어. 본적도 없는 니치한 경우도 있어. 이는 마이너스적 감정으로 생각하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새롭다는 것은 사실이야. 새로움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이 메시지를 발산하는 것보다 더 강해. 하지만 이물감이 '싫음', '기분 나쁨'의 감정과 연결되어 버리는 바람에 끝나버렸어. 즉 클라이언트는 익숙한 광고를 좋아한다는 거야. 안심할 수 있는 평범한 광고 쪽이 좋다는 클라이언트도 많이 있어.

 

+119

외국에서는 상품이 나와야 비로소 납득이 가는 구성을 만들어. 일본의 경우는 가급적 빠른 시점부터 상품을 내놓는 편이야. 그러니 이 차이만 봐도 칸 국제광고제를 잡으라고 하는 건 힘든 일이지.

 

+120

좀 더 말하자면 그 상품 컷조차도 보여주지 않고 '아, 이건 혹시 볼보 광고인가?'처럼 느낄 수 있게 만든다면 더욱 멋있을 것 같아. 마음속에 있는 상품이랄까. 절대 프리젠테이션에서 통과할 수 없지. "상품 컷은 소비자 마음 속에 있다"고 해봤자 채택되지 못하겠지. 하지만 나는 상상 속에 있는 것이야 말로 제일 강한 감정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 혹시 오즈 야스지로의 <칼에 대한 이야기> 알아? 주인공이 어떤 찻집에서 협박을 받고 있는 거야. 식칼을 들이대면서 "이걸 하라"고 협박을 받고 있어. 이 상황이 (1)이고, (2)에서는 상당히 온화하게 뭔가를 부탁받으며 "어떤 일이 있어도 꼭 해줬으면 한다"는 말을 들어. 그리고 헤어지지. 그런데 찻집을 나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 거야. ' 그남자의 왼쪽 안주머니에 있었던 건 식칼이었을까?'라고 말이지.

 

+121

'어른'이란 뭘까? ... 자신을 보고 웃을 수 있는 힘. 반대로 그런 어린이가 있다면 징그럽겠군. 정색을 해도 상관없지만, 자신을 또 하나의 자신이 보고 웃을 수 있는 것이 '어른'일지도 모르지. 그리고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사람은 어른이 아니야.

 

+122

왜냐하면 스스로를 속이지 않았으니까. "싫어"라고 말하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았기 때문이야. 억지 부리는 아이가 낫다고 생각해. 속으로 먹고 싶으면서 "난 그 과자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는 아이가 더 위험해.

 

+123

광고에 있어서도 기업이 소비자를 속이지 않는 브랜드가 가장 올바른 길이겠지.

 

+124

불량스러움이나 강함이란 세계 공통이라는, 일종의 멋있는 것의 기준이 아닐까. 디젤 광고가 있었지. 그건 왠지 좀 특별한, 정상이 아닌 세계관을 노출하고 있어서 알 수 없는 느낌이었어. 그 멋있는 느낌은 아마 일본이든 유럽이든 미국이든, 공유할 수 있는 느낌이라고 생각해.

 

+125

네거티브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현상에 대한 의문이라고 할 수 있어. 이대로 정말 괜찮은 것일까 라는 현재의 가치에 대한 의문. 어떤 가치에 대해 "No"라고 말하는 거야. 그러니까 지적으로 강하게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독하다고도 할 수 있지 않아? 네거티브라는 것은 역시 멋있어. 학교 조회시간에 모두가 "찬성"이라고 하는데 "반대"라고 밝히는 단 한 명의 소년이 훨씬 멋있어 보이잖아.

 

+126

돌아올 것을 알고 있지만 여행은 계속되고 있어. 꿈같은 여행을 계획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지만 그건 거짓말이야. 결국은 돌아오는 걸. 하지만 결국 돌아오게 되지만 여행을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부분까지 파고들어야 하지.

 

+127

"캐릭터가 된다"는 것은 에고이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그렇게 되는 거 아니야? 왜냐하면 요시다씨는 요시다 노조무가 되고 싶다고 해서 된거야? 그렇게 되어버린 거 아니야? 나 역시 그래. 그러니까 어떤 목표를 정해서 그 캐릭터가 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아. 자신이라는 캐릭터를 변경하거나 수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뿐 아니라, DNA에 출발해 살아오면서 결과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해.

 

+128

나는 크리에이터가 되었을 때, 어떤 노력을 하면 될 지에 대해 그 당시 상사였던 오다기리 아키라씨하테 물어본 적이 있어. 그때 오다기리씨는 "노력을 해서 얻을 수 었는 것은 아주 미약하지"라며, "만일 자네가 10권의 메모장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10종류로 분류한다고 해보지. 그렇게 하면 그 메모장에 쓰여 있지 않은 아이디어는 생각해 낼 수 없을 거야. 메모 같은 것은 때려치우라고!"라고 충고하더군. 나는 오다기리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메모를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런 노력이 결국 표현이란 걸 시시하게 만들곤 하지. 아이디어는 무한정이니까 노력 같은 것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충고에 이후로 노력 따위는 하지 않게 되었어.

 

+129

내 주변에서는 나보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사실 별로 노력하고 있는 게 아니거든. 정말 좋아서 하고 있는 거라고.

나는 예전에 딱 한 번 재즈를 잘 알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 매일매일 억지로 재즈를 들었었어. 1년 동안.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정말 사소하게 생각했던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시합은 10년 전 게임일지라도 기억이 생생하거든. 내가 좋아하기 때문일 거야. 한번밖에 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기억한다는 건. 콜트레인 같은 건 몇 번을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곡 구분이 하나도 안 된다니까.

 

+130

사실을 말하자면 그냥 그대로 덴츠에 있었으면 CM 플래너로서의 전성기는 끝나고 부장을 거쳐 국장이 되고... 뭐라고 말할까, 에고를 얼굴에 나타내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젊은 후배들의 성공을 부러워하면서 보고만 있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몰라. 아마 결코 견디지 못했겠지? 그렇지만 난 그렇게 살 수 없었어. 왜냐하면 나 자신은 에고가 너무 강해서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나 스스로를 조종한다고 생각하고 싶었거든. 어쩌면 그런 힘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에고를 위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TUGBOAT를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언제나 스스로에게 던지곤 해.

 

+131

브랜드도 그 자체가 에고이즘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브랜드가 된 것이 아닐가? ... '무인양품'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잘 만들어진 브랜드라고 생각해. 카탈로그 첫 페이지에 "저희는 브랜드가 아닙니다"라고 써놨잖아. 나는 그 문구야말로 "그게 당신의 브랜드"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무인양품. 다른 브랜드에 비해 특중한 거지.

 

+132

마니아란 정보욕구가 강하다기보다는 소유욕이 강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