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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거짓 & 광고

[밑줄]

 

+1244

대부분의 분야에서 해결책을 찾거나 진실을 밝혀낼 가능성은 관점의 수가 많을 때 더 높아진다.

 

+1245

요컨대 광고에는 세 가지 관점이 포함되어야 한다. 광고주의 상업적 관점, 광고대행사의 크리에이티브 관점, 광고가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소비자의 관점이 그것이다. 가장 훌륭한 광고란 이 세 당사자와 세 가지 관점이 성공적으로 결합된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들 관점 중 어느 한 가지 관점이 다른 관점들을 희생시키고 지배적이 된다면, 광고 캠페인의 질적 수준과 효과성은 필연적으로 저하될 것이다.

 

+1246

제프 굿비Jeff Goodby는 내게 자신의 광고를 '최종 결과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가 만든 작품은 CF나 광고대행사의 벽에 걸린 아름다운 잡지 광고가 아니라, 그 광고를 보고 듣고 읽은 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반응이라는 것이다.

 

+1247

소비자는 스스로 광고를 해독함으로써 그 광고에 참여한다...

광고는 마지막에 완성될 모양이 무엇이라고 미리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1248

파티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 인간적인 매력과 관심을 느끼게 하는 방식은 광고에서도 마찬가지다. 자기 얘기만 쉬지 않고 늘어놓을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져 관심을 보여야 한다.

 

+1249

치즈 미끼로 덫을 놓을 때는, 항상 쥐가 들어올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

 

+1250

결국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입장에서 벗어나 상대편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1251

"멧돼지를 잡는 법을 배우려면 스스로 멧돼지가 되는 법을 익혀야 돼요. 당신은 멧돼지처럼 생각하고 멧돼지처럼 움직이고, 멧돼지처럼 안전과 위험을 직감할 수 있어야 해요." 그는 예상과 달리 멧돼지를 공격할 절호의 찬스를 노리지 않고 오히려 멧돼지가 자신에게 덤벼들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그는 그것이 훨씬 더 힘들고 값진 경험이라 말했는데 나는 그 말이 진심이라고 믿었다.

 

+1252

직감이 매우 중요하기는 해도, 소비자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반드시 자신의 취향과 의견을 소비자 집단에 투영하라는 뜻은 아니라는 점

 

+1253

그들이 번벅의 성공으로부터 배운 교훈은 단순함, 정직함, 스타일, 지성, 유머, 존경, 소비자 참여에 관한 것이었다.

 

+1254

대학 시절, 나는 책장에 꽂혀 있는 전공 서적들을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곤 했다. 때때로 책을 펼쳐보지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사고가 확장되고 학위를 받기 위해 한 발짝 더 나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그 광고주가 조사 자료들을 보면서 느꼈던 심정이 대학 시절의 나와 비슷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광고주에게 있어 조사는, 어떤 조사이든,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결정에 확신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는 조사가 잘못되거나 조사 결과가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1255

경영학의 권위자인 톰 피터스는 <경영혁명Thriving on Chaos>이란 책에서 "영감이 넘치는 비전에는 대부분 수치가 들어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1256

포커스그룹 인터뷰 시 관찰실에 있어본 사람이라면, 광고주 측(마케팅 혹은 조사 담당 임원)과 크리에이티브 담당자들이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얼마나 임의적이고 편파적인 관심을 보이는지 보았을 것이다. 그들은 선입견을 가지고 인터뷰 장소에 오며, 그들의 우려가 인터뷰 참석자들의 입을 통해서 말해지기를 기다린다. 한편 크리에이티브 담당자들은 그러한 우려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승인받기를 기대한다.

 

+1257

O.J 심슨의 재판결과가 나오던 날, 나는 TV 뉴스의 여성 진행자가 배심원단의 평결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모든 재판 진행 과정을 지켜봐 왔지만 무죄가 선고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한편 재판이 열릴 때마다 법정을 출입한 기자가 그 여성 진행자에게 실제로 법정에 와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녀는 TV를 통해서만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기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이 결과가 하나도 놀랍지 않습니다. 한 번이라도 법정에 나와서 재판을 지켜보았다면 전혀 다른 인상을 받았을 겁니다. 배심원들이 조니 코크레인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고, 또 마샤 클라크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졌다는 것도 알았을 겁니다. 또한 DNA 증거물에 대해 얼마나 지루해했는지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텔레비전을 통해서는 전혀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기자가 설명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인터뷰 진행자의 육감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육감은 관찰자와 참여자 사이에 유리벽이나 TV 화면이 놓여 있을 경우 사라져 버린다.

 

+1258

영국의 와인 전문가들이 파커 점수표에 대해서 갖는 선입견도 이와 비슷하다.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한 기사에서도 파커 점수표가 와인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를 형성하는 것을 회피할 구실을 제공한다는 영국인들의 선입견을 엿볼 수 있다. "미국인들은 어떤 것을 선호해야 하는지에 대해 듣기를 좋아한다. 즉 파커점수표는 그들을 고민하지 않게 해 준다."

 

+1259

상식이나 개인적 의견에 비추어보지 않은 채 어떤 결정을 내리기 위해 조사를 활용(혹은 남용)하는 것은 팀 딜레이니 Tim Delaney의 말처럼 "성숙한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1260

앨버트 허버드는 "인간이 진보를 반대하는 이유는, 정말로 진보를 반대해서가 아니라 관성을 좋아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1261

수년 동안 내가 만나본 광고주 중에서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는 진정한 오너는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 주체적인 판단을 하는 광고주를 만나면 무한한 존경심을 느낀다.

 

+1262

어릴 때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꽤 많았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얘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렴"하고 말씀해주시곤 했다. 어쩌면 내가 사물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했거나 다른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주려고 너무 어려운 방식을 택했거나 혹은 순전히 멍청이였는지 모른다. 이유야 어쨌든 어머니는 내가 잠시 머릿속을 깨끗이 비운 다음, 마치 처음인 것처럼 이 상황을 바라보게 하셨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 방법이 때로는 효과가 있었다. 우주탐사 경쟁이 한창 치열했던 1960년대 NASA의 과학자들은 우주 비행사가 우주 궤도를 머물면서 각종 자료와 경험을 기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놓고 난관에 부닥쳤다. 문제는 무중력 상태에서는 펜으로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연구 및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얼마 후 백만 달러의 비용(당시로서는 상당한 액수다)을 들여서 '우주비행사용 펜'을 개발했고 실용화할 수 있었다. 우주 비행사들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마음껏 기록할 수 있게 되었고, 외계 공간에서 지구를 관찰하는 동안 느낌 심오한 감정들을 글로 썼을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인류의 첫 '우주 엽서'를 적어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우주비행사용 펜은 신기한 제품으로 크게 인정을 받았고, 나사 기념품으로 일반인들에게도 매우 비싼 값에 팔렸다. 반면 소련 우주국은 무중력 상태에서 펜이 써지지 않는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했다. 그들은 연필을 사용했다.

 

+1263

1989년 굿비 앤 실버스타인이 '북부 캘리포니아 혼다 판매상 광고 연합 NCHDAA'을 위해 만든 광고 캠페인을 예로 들어보자. 그들은 지역 자동차 판매상들의 전형적인 광고 ("특별하고, 두 번 다시없는 기회, 이 번 주만의 한정 이벤트, 1,500달러 캐시백을 제공합니다... 등등"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혼다의 전국적 광고와 유사한 톤으로 광고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전국적 광고와 지역 판매상의 광고를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은 업계 종사자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1264

크리에이티브 브리프는 북부 캘리포니아의 독특한 정서를 고려할 것과 혼다 자동차가 북부 캘리포니아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되었다고 상상할 것을 요구했다. 광고의 태그라인을 쓰기 싫어하고, 또 그럴 능력도 없다고 말하던 데이브 오헤어 Dave O'Hare는 "북부 캘리포니아에서는 혼다가 제격이 아닐까요?"라는 광고 문구를 가지고 즉시 돌아왔다.

론칭 광고는 북부와 남부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경쟁의식을 이용한 것이었다. 새크라멘토에 있는 의사당 안에서 의장은 의원들을 진정시키며 "자, 북부 캘리포니아 의원께서 발언할 차례입니다."라고 말한다. 그 의원을 다른 편을 향해 서류뭉치를 흔들어대며 격렬하게 고함을 친다. "남부 캘리포니아 의원님들의 제안은 도덕적 폭거와 다름없습니다. 태평양 연안 고속도로를 10차선으로 확대하자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러자 불룩한 머리 모양에 핑크색 넥타이를 맨 남부 캘리포니아 의원이 어깨를 으쓱하며 "도로가 너무 구불구불하잖소"라고 푸념을 한다. 그의 남부 동료 의원들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그 발언에 동의를 표시한다. 북부 의원들은 화를 내고 의장이 질서를 지킬 것을 요구하지만 소용이 없다. 소란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 카메라는 밖으로 나가고 주차장이 화면에 들어온다. 남부 의원들의 주차 구역에는 하나같이 크고 기름 먹는 하마 같은 차들이 있는 데 반해, 북부 의원들의 주차 구역에는 혼다 자동차만 줄지어 있다. 광고의 마지막 문구는 다음과 같다. "북부 캘리포니아에서는 혼다가 제격이 아닐까요?"

 

+1265

'벗어나 있기 be out of it'

나는 학생들에게 하나의 사건에 관한 10개의 기사를 읽기보다는 기사는 하나만 읽고, 생각이 무르익을 동안 그 기사와 관련이 없는 9가지 일을 하라고 말한다... 일간 신문을 읽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과거로 여행을 떠나보라. 혹은 정처 없이 오랫동안 산책을 하거나 다른 지식을 사용해야 하는 어떤 것을 해보라.

 

+1266

몇 년 전 업계 선두를 달리는 한 회계법인의 특별한 업무를 위한 컨설팅 프로젝트의 일부로서, 나는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외부의 잠재적 광고주와 우리 회사 내부의 크리에이티브 담당자들의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그 업무의 목적과 이상을 표현할 명확하고 단순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그 회사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경영진은 자신들의 업무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제시했고, 그 내용은 그들을 찾아올 고객에게 별로 유용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나는 경영진 중 한 명에게 자녀가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잠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아이가 둘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아이들의 나이를 물었다. "사내아이는 여섯 살, 딸아이는 네 살입니다." "아이들이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하시죠?" 그러자 그는 눈을 반짝이며 이렇게 설명해주었다고 대답했다.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사업을 더 잘 운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한단다. 리틀 야구단의 코치가 공을 더 잘 치고, 더 잘 던지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처럼 아빠는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 방법을 알려준단다." 그런 다음 그는 회계의 진정한 기술은 회사가 과거에 한 일을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회계 숫자들을 해석해서 미래의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나에게 말했다.

 

+1267

광고주들은 크리에이티브 브리프가 광고 제작의 지침이나 광고를 평가하는 점검표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누구에게 말을 걸고,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몇 번이나 말을 할 것인지, 제품 사진을 얼마나 오래 보여줘야 하는지, 심지어 누구를 등장시켜 제품을 소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으면 할 것이다. 우연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것이 광고주의 마음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결국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은 거의 남지 않는다.

 

+1268

헤가티는 제안에 나온 한 문장을 따로 뽑아서 마치 그 문장이 헤드라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제품 사진 아래 혹은 위에 있는 종이에 적어 보는 것이 자신의 습관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그것을 책상 앞에 붙여놓고, 그 문장과 제품을 함게 놓는 것이 우선 이성적으로 적합한지, 두 번째로 감성적인 면에서 흥미로운 점을 제시하는지 자문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 "캠페인의 첫 번째 광고가 여기 있다. 더 나은 것을 창조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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