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Reading 은유의 힘 [밑줄]+2582시인이 할 일은 이름이 없는 것의 이름을 부르고, 부정한 것을 가리키며, 자세를 바로잡는 것, 그리고 논쟁을 시작하고, 잠들기 전까지 이를 세상에 표현하는 것이다. - 살만 루슈디 +2583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는 "천둥은 번개가 번쩍인 것을 공표한다"고 썼다. 번개가 먼저 번쩍이고 그다음 천둥이 울린다. 번개가 생이라면 천둥은 시일 테다... 멕시코 시인의 저 문장은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 아울러 이 문장은 사실의 전달을 넘어서는 하나의 은유로 오롯하다. 은유라는 한에서 이 문장은 사실을 넘어서는 사유를 무한 확장하는 힘을 갖는다. 나는 시가 생성되는 핵심이 '은유'라고 보았다. 시는 말의 볼모이고, 시의 말들은 필경 은유의 볼모다. +2584시는 말의 춤, 사유의 무늬, 생명의 ..
- + Reading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 [밑줄] +2518취향이란 인간 그 자체다_톨스토이설사 패배자처럼 보일지라도 세상의 기준과는 다른 자기만의 가치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내 눈에는 훨씬 더 재밌고 멋져 보였다. 좀 더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 후 존 버거('아들이 정직할수록 어머니의 걱정이 줄어드는 사회'를 꿈꾼다니,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이상인가?)라든지 휘트먼, 러셀, 조지 오웰 같은 남성 작가나 패티 스미스, 타샤 튜더, 피나 바우쉬 같은 여자들을 내 인생의 뮤즈이며 선생으로 흠모하게 되면서 내 취향은 더욱 공고해졌다. +2519결국 취향이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기호나 규율이 아무리 방해해도 자기만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 재밌는 것,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을 찾아내어 그것들과 함께 삶을 더 잘 즐기기 위한..
- + Reading 필경사 바틀비 [밑줄]+2517I would prefer not to하고 싶지 않습니다
- x Creative Directing 2024년 스포티파이 모니카 편 / 기안84 편 / 박제니 편 [뮨의 포트폴리오]Spotify Daylist X 모니카24년 10월 23일 Live Spotify Discover Weekly X 기안8424년 10월 23일 Live Spotify Mix X 박제니24년 10월 23일 Live
- + Reading 리타의 정원 [밑줄]+2491새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길을 잃을 것이에요.거기에서부터 당신의 정원이 시작되는 거예요. +2492도심을 비추던 해가 붉은 옷깃을 끌며 사위어가고 있었다. 나는 내게서 더 멀리 떠나가는 것들을 이렇게 혼자서 바라보곤 했다. +2493사슴뿔 같은 고목의 자태와 산천의 벗겨진 얼굴도, 가슬가슬 메마른 들판의 품도 봄바람이 스친 자리엔 초록이 물들고 살이 올랐다... 자연의 혼이 바람을 일으켜 인간의 혼을 깨우는 기운이 생동하는 계절이었다. +2494바람이 불 때마다 잎새에 빛이 산란했다. 그들은 저마다 다양한 각도로 햇빛을 충전하고 있었다. +2495아무리 기술이 좋아졌다고 한들 눈으로 바라보는 색감, 그리고 그 풍경을 덧입힌 감정과 분위기까지 잡아낼 수 있는 카메라는 마음 하나밖에 없는 듯했..
- + Reading 마이너코드러브송 [밑줄]+2487사랑한단 말에 회유될 가벼운 마음이 우리의 오늘을 살게 하지 +2488옆 사람의 숨소리는 여행지에서 듣는 게 제일 좋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나란히 눕습니다. +2489매일 하는 생각은 충동이 아니라고 말했다.문득, 무엇이 충동이고 무엇이 열망이지 너무 정확하게 알아버려서 +2490슬픈 일이 있는 얼굴은 그냥 안아주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 + Reading 너무 한낮의 연애 [밑줄]+2483그전까지는 양희를 제외한 모든 세상이 흥밋거리이고 이야깃거리였는데 오늘 이렇게 되니 모든 세상에서 오직 양희만이 관심사가 되었다. +2482"오늘도 어떻다고?""사랑하죠. 오늘도."필용은 태연을 연기하면서도 어떤 기쁨, 대체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불가해한 기쁨이었다. +2483하지만 그런 낮의 시간을 지나면, 맥도날드에서 나오면, 양희와 헤어지면, 양희의 외모나 한심스러움, 생기 없음, 무기력함, 가난에 대한 은근한 경멸이 껌의 뒷맛처럼 느껴지곤 했다. 그런데도 다음날 정오가 되면 사랑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2484양희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가면 질려갈수록 필용의 말의 수위는 점점 더 높아졌다. 어떤 한계까지 올라 찰랑찰랑거리면서 파탄의 전조를 만들어내는데..
- x Creative Directing 나보다 날 더 잘 아는 나만의 스포티파이 [뮨의 포트폴리오]Spotify X 나보다 날 더 잘 아는24년 10월 2일 Live
- + Reading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밑줄] +2467나가려고만 하면집에서의 시간이 소중해진다.나가려고만 하면. +2468앤디 워홀이 그랬던가요. 기대하지 않는 순간 얻게 된다고. +2469늘 그렇지만 난 뭔가 좋아지면 그걸 잃을 걱정부터 하는 놈이니까. +2470너는 너라서 그런 표정을 짓고 그런 말을 하지.나는 나라서 이런 행동을 하고 이런 생각을 해.우리는 그렇게 다른 사람들인데왜 네 기준을 함부로 남에게 적용하는 거니. +2471새로운 인연이 내게 새로움을 줄 수 있을까.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가면난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2472당신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그대의 별에선 연락이 온 지 너무 오래되었지아무도 찾지 않고 어떤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을 바라며살아온 내가 어느 날 속삭였지 나도 모르게이런 이런 큰일이다 너를 마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