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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On Writing

 

[밑줄]

 

+206

글을 쓸 때는 문을 닫을 것, 글을 고칠 때는 문을 열어둘 것

 

+207

내 경우에는 마치 살을 맞댄 듯 친밀하고 내가 잘 아는 것들에 대하여 쓸 때 글쓰기가 가장 순조롭다. 그런데 <캐리>를 쓸 때는 고무잠수복을 입고 있는 듯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208

지금 온 세상이 보고 있는 것은 한 명의 얼간이일 뿐이지만, 그 얼간이는 '행복한' 얼간이, 그리고 모두들 그를 사랑한다

 

+209

지금 여러분의 책상을 한 구석에 붙여놓고, 글을 쓰려고 자리를 앉을 때마다 책상을 방 한복판에 놓지 않은 이유를 상기하도록 하자. 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210

그들은 천재이며 거룩한 우연의 산물이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그런 재능을 갖기는 커녕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다. 아니, 대부분의 천재들은 자기 자신조차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많은 천재들이 불행한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들은 결국 우연이 빚어낸 괴물에 불과하다고(적어도 어느 정도는) 느낀다. 지적인 일을 한다는 점에서 다른 뿐. 어쩌다가 예쁜 광대뼈와 시대의 이미지에 맞는 유방을 타고난 패션모델처럼 그들도 우연히 그렇게 태어났던 것이다.

 

+211

독서를 통하여 우리는 평범한 작품과 아주 한심한 작품들을 경험한다. 이런 경험을 쌓아두면 나중에 자기 작품에 그런 단점들이 나타났을 때 얼른 알아보고 피해갈 수 있다.

 

+212

언제까지나 연습만 하는 것이 고작일 터였다. 부질없는 것이었다. 즐거움이 없다면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

 

+213

꾸준히 책을 읽으면 언젠가는 자의식을 느끼지 않으면서 열심히 글을 쓸 수 있는 어떤 지점에(혹은 마음가짐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이미 남들이 써먹은 것은 무엇이고 새로운 것은 무엇인지, 여전히 효과적인 것은 무엇이고 지면에 죽어가는(혹은 죽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등등에 대하여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여러분이 펜이나 워드프로세서를 가지고 쓸데없이 바보짓을 할 가능성도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214

집필작업이 '노동'처럼 느껴지는데, 대부분의 작가들에게는 그것은 죽음의 입맞춤과도 같다. .... 내가 좋아하는 방법은 도저히 손댈 수 없을만큼 뜨겁고 싱싱할 때 얼른 써버리는 것이다.

 

+215

나는 건강한 신체를 가졌고 또한 나에게는 누구에게든 엄살은 결코 용납하지 않는 자신만만한 여자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지금껏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을 뒤집어도 역시 옳다고 믿는다. 즉 글을 쓰면서 그 속에서 기쁨을 느꼈기에 건강과 가정 생활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216

소설의 다른 요소들이 모두 그렇듯이, 좋은 대화문의 비결도 진실이다.

 

+217

중요한 것은(점잖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기독교 여성독서동호회가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각각의 등장인물이 자유롭게 말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비단 솔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비겁한 짓이다. 그리고 21세기에 접어드는 오늘날 소설을 쓴다는 것은 지적인 겁쟁이들이 감당할 만한 일이 아니다. 요즘 세상에는 검열관이 너무도 많다.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은 각기 다르겠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모두 한결 같다. 그들은 여러분이 자기들과 똑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원하고, 설령 뭔가 다른 것을 보았더라도 침묵해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218

내 취향에는 그 책보다 차라리 주간지가 더 낫다. 스캔들말고도 치즈케이크 사진이나 조리법 등이 함께 실리니까.

 

+219

언제나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아니, '일부' 독자도 언제나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가끔은 일부 독자라도 만족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220

이미 알려진 모든 테크닉은 누구든지 써먹을 수 있다. 이거야말로 황홀한 일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무엇이든 마음대로 시도해보라. 따분할 만큼 평범해도 상관없고 터무니없을 만큼 특이해도 상관없다. 잘 어울리면 그만이다. 그렇지 않다면 과감하게 버려라. 그때는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버려야 한다. 언젠가 헤밍웨이가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것들을 죽여야 한다" 옳은 말이다.

 

+221

좋은 소설은 반드시 스토리에서 출발하여 주제로 나아간다

 

+222

이것만은 잊지 말기 바란다. 타이타닉호를 설계한 사람은 그 배가 절대로 가라앉지 않는다고 장담했다는 것을.

 

+223

남들이 기나긴 인생 이야기를 가장 잘 들어주는 곳은 술집이다. 그러나 그것도 술집이 문을 닫기 한 시간쯤 전에만 해당되고, 그나마 여러분이 술값을 내겠다고 말한 경우에만 성립되는 일이다.

 

+224

어쨌든 시작은 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직전이 가장 두려운 순간이다. 그 순간만 넘기면 모든 것이 차츰 나아진다.

 

+225

작가가 되고 싶다면 두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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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등병 시절.

하릴없는 시간을 그의 소설 <사계>와 함께 꿈꾸며 보냈다

그의 중편 모음집 <사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가지 이야기로 꾸려진다

그중 여름은 영화 <Stand by me>의 원작이고

봄은 영화 <쇼생크탈출>의 원작이다

수많은 영화의 원작자인걸 알고 있었으나 영화로 먼저 접한 작품이 허다했다

그의 글을 읽고 나면 왜 수많은 감독들이 그의 작품을 영화화하고 싶어하는지 알게 된다

지금도 끊임없이 글을 쓰는 그는 <on writing>에서도 밝히듯

월급쟁이처럼 정시에 글을 쓰고 정시에 글을 마치는 일과를 보낸다

오래 잘 쓰는 왕도가 따로 없음을 그의 고백을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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