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226
요즘엔 사람들이 모두 쥐새끼처럼 작아지고 약아져서 느리고 거대하며 아름다운 발자국들은 다 사라졌다는 게야. 거인이 사라진 세상이 된 것이지.
+227
좋은 정원이다. 마당에 감나무 두 그루가 딴청 피우듯 서있고 구석의 화단에는 자신의 계절을 조용히 기다리는 꽃이 있다.
+228
식물의 뿌리처럼, 세상의 모든 비극은 자신이 발 디딘 바로 그곳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래생은 자신이 뿌리내린 바닥을 떠나기에는 너무나 어렸다.
+229
우리는 더럽고 역겹지만 자신이 발 디딘 땅을 결국 떠나지 못한다. 돈도 없고 먹고 살 길도 없는 것이 그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우리가 이 역겨운 땅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그 역겨움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역겨움을 견디는 것이 더 황량한 세계에 홀로 던져지는 두려움을 견디는 것보다 두려움의 크기만큼 깊게 번지는 외로움을 견디는 것보다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230
어쩌겠는가. C54 서가를 향해 난처하고도 허탈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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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새로운 장르 이야기꾼
눈을 번쩍 뜨게 하는 상상력과 표현으로
이 땅 어딘가에 이런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것처럼 몰입시킨다
좋은 이야기꾼이 그렇듯
장르의 재미에 자신의 주제를 묻히게 하지 않는다
반드시 영화로 만들어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