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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꼼수

 

PLOT OF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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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빌딩 사옥의 마지막 프리젠테이션 때, 필립스탁이 작은 서류 가방에서 빌딩의 모형을 꺼내 모두에게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것도 마술사가 실크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 것과 같은 분위기로 말이다

 

+355

'역시 자동차는 불량스러워야 해' 제 35회 동경모터쇼를 보러갔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지난번 모터쇼는 일본자동차회사가 환경을 중시한 진지한 차들만 출품한 관계로 다소 지루했다. 그때 나는 "에코자동차 같은 걸로 어떻게 여자애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예의바른 자동차로는 여자들의 환심을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성적인 매력'과 '엄격하고 쿨한' 형태야말로 불량스러운 자동차의 매력인 것 같다.

 

+356

향기를 직접 맡아볼 수 없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향수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왜 그럴까? 내가 직접 향수를 고른 때를 생각해보니 짐작되는 바가 없는 것도 아니다. 말로는 향을 고른다고 하지만, 향을 맡아보기도 전에 벌써 눈으로 향수병의 디자인을 고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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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브랜드가 가진 카리스마를 생각할 때 '브랜드로고의 문신을 내 몸에 새길 수 있을 것인가'라는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원래 브랜드라는 어원이 고대 노르웨이어인 '브랜드르(brandr : 불에 달구어 표식을 찍는다는 뜻. 불에 달군 쇠로 낙인을 찍어 가축의 소유주를 구별하는 데서 유래한 말)에서 나온 것처럼 브랜드에 대한 궁극적인 사랑의 표현으로 문신만큼 적당한 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58

메르세데스 벤츠가 크라이슬러와 합병하기 전의 일이다. 독일 본사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은 적이 있는데, "언젠가 자동차를 판매할 수 없는 사회가 된다면, 그때 우리는 자동차 기업은 어떤 기업으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듣고는 재미있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그들은 자동차를 공해와 사고를 유발하는 '사회악'으로 인정하고, 가까운 미래에 닥칠지도 모를 '자동차 없는 사회'를 상정,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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