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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

THE END OF AVERAGE

 

[밑줄]

 

+362

평균적 인간을 바탕으로 삼아 설계된 시스템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363

현재까지도 여전히 과학적 관리법은 모든 산업국가에서 가장 지배적인 기업 조직의 원칙으로 남아 있다. 물론 기업들은 다들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여러 분야에서 테일러주의가 인종차별주의나 남녀차별주의 못지않게 불명예스러운 내력을 얻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잘나가는 기업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직원들의 개개인성을 등한시하는 개념을 중심으로 조직돼 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면 테일러주의를 넘어서는 다음의 심오한 의문이 들 만도 하다. 시스템을 따를 근로자들과 시스템을 규정할 관리자들의 구분에 기초한 사회라면 그 사회는 누가 사원이 되고 누가 관리자가 될지를 어떤 식으로 결정할까?

 

+364

초기 교육 개혁가들이 치중한 것은 새로운 학교 시스템에서 맡아야 할 임무의 문제였다. 당시에 인도주의적 관점을 지닌 일단의 교육가들은 교육이란 모름지기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속도에 맞춰 학습하고 기량을 키울 환경을 마련해줌으로써 자신만의 재능과 관심사를 발견할 자유를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365

이들 교육적 테일러주의자들이 내세운 교육의 새로운 임무는 많은 학생들이 테일러화된 새로운 경제에 나가 활동할 만한 적성을 갖춰주는 일이었다. 이들은 평균적 근로자들로 이뤄진 시스템이 천재들로 이뤄진 시스템보다 효율적이라는 테일러식 원칙에 따르면서, 학교는 특출한 재능을 길러주려 애쓸 것이 아니라 평균적 학생을 위한 표준 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366

전국 곳곳의 학교들이 '게리 플랜 Gary Plan'을 채택했다. 그 원조격인 인디애나주의 산업화 도시 지명을 따서 이름 붙여진 게리 플랜은 학생들을 (성적이나 관심사나 적성별이 아닌) 나이별로 나눠놓고 그렇게 분리된 그룹별로 교실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표준화된 시간 동안 수업을 받게 하는 방식이었다. 아이들이 미래의 직장생활에 정신적 준비를 갖추게 하려는 차원에서 공장의 종을 흉내 낸 학교 종을 도입하기도 했다.

 

+367

손다이크는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는 대학에 진학해 그 월등한 재능이 국가를 이끌어가는 데 잘 쓰이도록 학교가 길을 내줘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면서 평균 언저리에 맴돌 것으로 추정되는 대부분의 학생들의 경우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아니면 고등학교를 마치기 전이라도 당장 산업 경제의 테일러주의 근로자로서의 역할을 맡도록 일터로 진출시키는 편이 낫다고 봤다. 학습이 더딘 학생들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신속히 자원 투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368

현시대의 여러 석학, 정치인, 사회운동가들은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 망가졌다고 거듭거듭 지적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 지적과 정반대다. 지난 세기 동안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기름칠이 잘 돼 있는 테일러주의 기계처럼 잘 돌아가도록 개선돼오면서 애초 구상에서의 설계 목표를 위해 가능한 한 한 방울까지 효율성을 모조리 짜내왔다. 그 결과가 바로 학생들을 사회에서 적절한 위치에 배정시키기 위한 효율적 등급화다.

 

+369

전반적으로 보면 미국 사회 전역에서의 보편적 평균주의 시스템 시행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부유한 민주주의의 수립에 기여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평균주의는 우리에게 대가를 치르게 했다. '노르마' 닮은 꼴 찾기 대회가 그러했듯 사회는 우리 모두에게 학교와 직장생활과 삶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정의 편협한 기대치를 따라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그 결과 우리 모두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되려고 기를 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우리 모두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되되 더 뛰어나려고 기를 쓴다.

 

+370

정말로 평균의 독재를 완전히 타도하고 싶다면 평균주의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개개인의 이해에서 등급화나 유형화보다 더 적절한 결과를 얻게 해주는 실질적 방법이 필요하다고.

 

+371

2009년에 강제 등급 시스템을 활용했던 대기업은 42퍼센트에 이르렀는데 이 중에는 일명 '스택 랭킹stack ranking(해마다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해 하위 10퍼센트를 해고하는 제도. 평가 점수에 따라 직원들을 층을 쌓듯이 서열화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도 있었다.

 

+372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스택 랭킹이 완전한 실패작으로 끝났다. 2012년에 <베너티 페어Vanity Fair>는 한 기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스택 랭킹에 의존했던 그 시대를 '잃어버린 10년'으로 명명했다. 그런 식의 업무 성과 등급 매기기 시스템은 직원들에게 등급경쟁을 시키고 직원들 사이의 협력 의지를 꺾어놓았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직원들이 자신의 등급이 더 깎일까 봐 업무 성과 상위권자들과는 일하길 꺼리게 됐다는 점이다.

 

+373

인간과 관련된 중요한 진실이자 개개인성의 첫 번째 원칙인 들쭉날쭉의 원칙. 이 원칙에서는 일차원적 사고를 통해서는 복잡한 데다 '균일하지 않고 들쭉날쭉한' 뭔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관점을 취한다. 그렇다면 둘쭉날쭉하다는 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다음의 2가지 기준에 부합돼야 한다. 첫 번째, 반드시 다차원으로 이뤄져 있을 것. 두 번째, 반드시 이 여러 차원들 사이에 관련성이 낮을 것. 들쭉날쭉성은 단지 인간의 체격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재능, 지능, 성격, 창의성 등등 우리가 관심을 갖는 인간의 거의 모든 특성이 들쭉날쭉하다.

 

+374

따라서 진짜 난제는 재능을 구별할 새로운 방법 찾기가 아니라, 알아보지 못하게 시야를 방해하는 일차원적 눈가리개를 제거하는 일이다.

 

+375

쇼다의 연구는 개개인성의 두 번째 원칙인 맥락의 원칙을 구체적으로 밝혀준 것이었다. 맥락의 원칙에 따르면 개개인의 행동은 특정 상황과 따로 떼어서는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으며 어떤 상황의 영향은 그 상황에 대한 개개인의 체험과 따로 떼어서는 규명될 수 없다. 다시 말해 행동은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둘 사이의 독자적 상호작용을 통하여 표출된다. 어떤 사람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평균적 경향이나 '본질적 기질'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취해서는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보다는 그 사람의 맥락에 따른 행동 특징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쇼다는 제목도 적절하게 잘 붙인 책 <맥락 속의 인간: 개개인의 과학 세우기 The Person in Context>에 자신이 개척해서 밝혀낸 이 결론을 잘 요약해놓았다. 

 

+376

"기업들은 하나같이 인재가 부족하다고, 기술 격차가 벌어져 있다고들 하소연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고의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것일 뿐입니다. 직무의 맥락적 세부 사항을 통해 생각하려고 애쓰다보면 결국엔 애쓴 보람을 얻게 될 것입니다."

 

+377

맥락의 원칙이 우리에게 열어주는 기회는 우리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직업의 기회만이 아니다. 타인들과 그들의 재능, 능력, 잠재력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도 더 훌륭한 길잡이가 돼주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주위 사람들과 어떤 상호작용을 나누는지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일이야말로 우리의 개인적, 직업적 성공에서 핵심적인 요소다.

 

+378

여러 면에서 볼 때 자신이 능력을 발휘할 만한 맥락과 애를 먹을만한 맥락을 감지할 줄 알게 되기는 어렵지 않다. 정작 어려운 부분은 따로 있다.타인의 상황 맥락별 기질 생각하기다. 여전히 우리 사회생활의 구석구석 곳곳에는 본질주의 사고가 만연돼 있어서 그릇된 확신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바로 그것이 우리 모두가 넘어야 할 난관이자, 맥락의 원칙을 통해 가장 큰 도움을 받을만한 부분이다. 이제 우리가 누군가를 신경과민이라거나 공격적이라거나 쌀쌀맞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될 때마다 그것이 하나의 특정한 맥락에서만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

 

+379

인간의 발달은 (생물학적 발달이든, 혹은 정신적, 도덕적, 직업적 등등의 발달이든) 그 종류를 막론하고 단 하나의 정상적인 경로라는 것이 없으며 이 사실은 개개인성의 세 번째 원칙인 경로의 원칙에서 근본을 이루는 토대다. 경로의 원칙은 다음의 2가지 확신을 중요하게 여긴다. 첫 번째,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는, 그리고 그 어떤 특정 목표를 위한 여정 역시도 똑같은 결과에 이르는 길이 여러 갈래이며 그 길은 저마다 동등한 가치를 갖고 있다. 두 번째,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경로는 당신 자신의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된다.

 

+380

조호대학교는 거의 모든 교육이 자율적 학습 속도에 따라 진행되며 프로젝트 중심이다. 등급은 아예 없고 그 대신 학생들에게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준다. 벰부는 다음과 같이 힘주어 강조했다. "우리가 느끼는 것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저마다의 학습 속도가 있으며 우리는 그 점을 존중해줘야 합니다. 학생들이 향후 10년 동안 당신의 회사에서 직무를 얼마나 잘 수행할지에 관심을 두다보면 빠른지 더딘지를 구분해봐야 무의미하다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 빨리 배우는 것과 성공하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381

그린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리는 무슨 자선단체가 아닙니다. 모든 직원이 회사에 밥값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닝스타는 모두에게 밥값을 할 자유재량을 제공해줍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에 대한 통제력을 가질 때 가장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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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주의가 평균의 삶을 보장해주리라는 믿음이 깨지는 날

용기 있는 평균 밖의 삶들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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