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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조건

[밑줄]

 

+697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험이 우리가 원하는 경험이 아닐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밖으로 나가 다른 경험을 구하는 것이다. 만족스럽지 못한 렌터카는 되돌려주고, 질이 떨어지는 호텔은 체크아웃 해버리며, 다른 이들 앞에서 코를 후비는 사람과는 더 이상 같이 다니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경험을 바꿀 기회가 없는 경우에만 그 경험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바꿀 방법을 찾는다. 그래서 우리는 덜컹대는 오래된 자동차와 수년간 보유해온 낡은 별장, 그리고 코 후비기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증조부를 사랑한다. 우리는 오직 우리가 희망을 찾아야 할 때만 희망을 발견하려고 한다. 건강 검진 결과 위험요인이 있다고 나오면 오히려 행복감이 증가한다. 그러나 검사 결과가 어느 방향으로든 확실하지 않을 때는 행복감이 증가하지 않는다. 운명을 피할 수 없을 때, 도망칠 수 없을 때 그리고 취소할 수 없을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운명에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자 한다."

 

+698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사람일 경우, 싱글 동료와 함께 밤늦게까지 귀가하지 않은 채 자신이 원하는 일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개 이러한 제한을 기꺼이 감수한다. 왜냐하면 관계가 없는 삶은 외롭고 쓸쓸하며, 관계를 통해 더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제한된 자유'를 홀로 외로운 삶을 살아가지 않아도 되는 데 대한 대가로 받아들인다.

 

+699

국민의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그 이후 소득은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즉 경제성장률과 국민의 만족도 증가 사이에는 어떤 연관관계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이 현상은 '이스털린 역설'로 불리게 되었고 미국이나 영국, 독일, 일본 등과 같은 여러 부유한 국가에 적용되었다.

 

+700

로버트 레인은 자신의 <시장 민주주의에서 행복의 상실>에서 이러한 결핍 모델 또는 편식 모델을 정신에 적용해 오늘날의 사회는 "따뜻한 인간관계나 이웃과 가족 간의 유대 면에서 일종의 굶주림 상황이 있다"라고 확신했다. 삶 자체가 과거에 비해 더 힘들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러 면에서 과거보다 더 좋아지고 편해졌으며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타격을 당하면 과거보다 훨씬 큰 손실을 입는다. 왜냐하면 친밀한 상호관계의 결핍으로 인해 우리의 정신적 면역체계가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701

증거 불충분으로 끝나는 재판은 항상 불편한 후유증을 남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재판은 불신감과 불안감을 초래한다. 우정의 증거가 부족할 때도 비슷하다. 우리는 언젠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때가 있을 것이다. 내 지인들 중에서 과연 누가 진정한 친구인가? 수많은 친지들과 페이스북 친구들 중에서 위급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과연 누가 나를 도와줄 것인가? 나를 위해 나서주는 사람이 있기라도 할까?

조금 더 적나라하게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다. 전방위 실현이 가능한 서비스 사회에서는 우정의 의무를 면제시키는 이상적인 토양이 조성되고 있다. 이 사회에서 일상생활 중 벌어지는 대부분의 어렵고 힘든 일을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고 또 어느 정도는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누가 친구에게 무거운 세탁기를 꼭대기 층까지 날라달라고 부탁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일은 이삿짐센터에 비용을 지불하고 맡기면 단번에 해결된다. 우울증으로 고통스럽다고 바쁜 친구에게 연락해 친구를 난처하게 할 사람이 있겠는가? 이런 일이라면 심리치료사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를 찾아가 치료비를 내고 상담하면 된다. 노년이 되어 친구나 친척이 자신을 돌봐줄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이런 일을 해결하는 요양원이 있는데도 말이다. 이처럼 친분관계로 일을 해결하는 사회에서 돈으로 일을 해결하는 사회로 전이된 결과, 우리의 인간관계는 점점 더 흥미위주로 바뀌고 있다. 우정의 의무가 면제될수록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정한 우정의 핵심, 즉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끈끈한 끈은 끊어진다. 사회가 붕괴되는 암울한 순간에도 우리의 편에 서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확신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702

이제 남성과 여성 모두가 일정한 시점이 되면 가족을 돌볼 것이냐, 아니면 커리어를 쌓을 것이냐를 놓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노동과 가족이 이전과 같이 남녀 간 단순한 분업에 의해 상호보완되는 것이 아닌 경쟁 상대가 된 것이다. 남성들이 늘 해오던 방식대로 커리어를 쌓는 사이, 여성들 역시 가정에서 바깥 세상으로 진출했다. 여성의 교육시간은 늘어났고 재정적인 종속성도 사라졌으며 부부관계는 약화되었다. 가정을 이루는 일조차 개인적인 자유와 자아실현을 위해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다.

 

+703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현대인들은 행복의 경로에서 커리어를 우선시한다. 교육과 직업에 신경을 쓰고, 가정은 뒷전에 두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지향하는 성공적인 삶에 대한 가치관과 연관되어 있다. 부유해질수록 행복의 가치관 또한 작고 사적인 가정의 세계에서 크고 공적인 커리어의 세계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전이는 20세기 후반에 일어난 가장 중대한 변화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704

부를 추구하는 전략의 본질이 원하는 것을 가능한 한 짧은 시간에 가능한 한 많이 얻는 데 있다면, 종교적인 전략의 본질은 소망을 억누르고 얻은 것에 만족하는 태도에 있다는 것, 이것이 가장 큰 차이점 아닐까?

 

+705

우리는 돈이 많아질수록 사적이고 친밀한 관계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사회가 부유해질수록 구성원들은 점점 더 각자의 길을 가며 개인적인 소망과 계획을 추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가족 간의 유대와 사회적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족이라는 작은 세계는 중요성을 잃어가고, 우리는 점점 더 바깥 세상에서 얻는 인정, 즉 커리어에만 집중한다.

 

+706

아이가 없는 독일인에게 아이를 가지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직업을 갖고 커리어 쌓기에 몰두하기 위해서가 일차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앞에서 이미 다룬 것처럼 결혼할 상대를 만나지 못해 혼자 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우리들 대대분은 아이를 가지게 되면 현재 누리고 있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생활수준 자체가 점차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가정을 꾸리지 않는 이유는 우선적으로 물질적인 이해관계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물질적으로 부유한 나라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가? 왜 우리는 현실 그대로 부유하게 느끼지 않는걸까? 도대체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왜 생기는 걸까?

 

+707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는 곳에서는, 즉 거의 모두가 의식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에서는 의식주에 관련된 문제가 자명한 것이 된다. 이 자명한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제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다른 문제다. "생존하는데 충분한 돈이 있는가?"라는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생존은 이제 더 이상 불면의 밤을 지새워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 대신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나는 이웃에 비해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내 친구나 동료의 생활수준을 따라갈 수 있는가?"

이는 사치스런 문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절대적인 욕구다.

 

+708

가족을 구성하는 것은 자아정체성이나 사회적인 인정 추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일을 통해서도 인정을 얻지만, 가족을 통해 보다 더 절대적인 인정을 얻는다. 가족 안에서는 누구나 작은 스타이며 누구나 전폭적인 주목과 지지를 받는다. 반면 커리어의 세계는 이와 다르다. 사회에서는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인정을 받는다. 어느 사회에서나 정상에 서는 사람은 항상 소수일 뿐이다.

 

+709

나는 오늘날 생활 속에서 여유를 찾지 못하도록 하는 불안유발자가 무엇인지 밝히려고 한다. 끊임없이 기승을 부리는 내외의 불안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가? 왜 우리는 항상 분주하게 움직여야만 하는가? 왜 우리는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는데도 충분히 일하지 못했다는 불편한 감정에 시달려야만 하는가?

 

+710

사람들은 이제 휴식을 부끄러워한다. 오랜 사색에 대해선 양심의 가책까지 느낀다. 시계를 바라보며 점심 식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고, 눈은 주식 시세가 나와 있는 신문을 향해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무언가를 '놓치는 것'은 아닌가 불안해하며 살고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느니 차라리 무슨 일이라도 한다'는 원칙이 모든 교양과 고상한 취미를 파괴하고 있다.

 

+711

"오늘날 노동은 양심을 점점 더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쉬거나 놀면서 즐거움을 찾는 행위는 '피로 회복에 대한 욕구'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수치심의 대상이 되었다. 피크닉을 떠났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사람들은 '건강도 생각해야지'라며 변명하기 바쁘다. 명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 다시 말해 사상과 친구를 동반한 산책을 하고 싶을 때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사정이 정반대였다. 노동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대상이었다. 훌륭한 가문 출신 사람이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렸을 때, 그들은 그것을 숨겼다. 노예는 자신이 경멸을 받고 있다는 압박을 느끼며 그것을 해야 했다. 노동 그 자체가 바로 경멸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712

오늘날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그렇다고 노동이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바쁘다는 것이 최고로 높이 평가받는 척도가 되었다.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일수록 그리고 스케줄이 빈틈없이 꽉 차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더 중요한 인물로 인식되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떻게 해서 이런 중대한 변화가 생긴 것일까? 분주함이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우리는 거의 쉴 틈도 없이 정신없이 일하다가 밤이 되면 매번 오늘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고, 일을 충분히 다 하지 못했다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다시 말해 만성적인 불만을) 느끼며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가?

이러한 불안과 성급함에 기여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자유와 부다.

 

+713

경직된 사회구조는 수백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해체되었고 역동성을 띠게 되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커리어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출신 집안이 아니라 각자의 재능, 성실성, 그리고 지속적인 성과다. 오늘날과 같은 성과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노력만 한다면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다. 적어도 출세할 기회와 가능성이 열리게 된 셈이다. 우리가 얻은 지위는 곧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나타내주는 증명서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됐다. 이때부터 쉴 틈 없이 움직이는 활동 그 자체는 매력적이고 유혹적인 대상으로 변했다. 과거에는 이런 분주함을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도 말이다.

 

+714

"물론 여기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성공한 사람이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서 성공했다면, 실패한 사람 역시 그럴 만한 요인이 있어서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능력주의 시대를 맞아 정의는 부만이 아니라 빈곤의 분배에도 관여하게 된 것이다. 낮은 지위는 이제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그래 마땅한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상속 같은 유리한 조건 없이 경제적인 성공을 거둔 개인은, 과거 부모에게 유산을 물려받은 귀족은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정당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동시에 경제적인 실패는 과거 농민들은 다행스럽게도 겪을 필요가 없었던 수치심과 연결되었다. 훌륭하고 똑똑하고 유능한데도 왜 여전히 가난한가? 이 문제는 능력주의 시대에 성공을 거두지 못한 사람들이 답해야 하는 더 모질고 괴로운 문제가 되었다.

 

+715

사람들 사이의 경쟁은 별 생각 없이 따라 하는 태도와 피할 수 없는 압력이 결부되어 나선형을 그리듯 폭발한다. 축구 경기장에서 열광한 나머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뒷사람의 시선을 가려버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면 뒷사람도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고, 연쇄반응이 계속 이어진다. 결국 모두가 일어서게 된다. 그렇다고 일어서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절대 편한 것은 아니다. 앉아 있는 것이 훨씬 더 편하다. 하지만 어리석게도 앉아 있는 것은 모두가 일어선 상태에서는 결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없다. 축구 경기를 제대로 보려면 일어서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프랭크는 이를 "한 사람에게는 좋은 것 같지만, 결국 모두에게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정리한다. 

 

+716

대다수가 '활동 체증'현상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이는 우리가 일을 적게 하기 때문이 아니다. 너무나도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럼에도 산더미 같은 일들이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 이유는 오늘날 우리가 할 수도 있고, 하고 싶어하며, 또 '해야만 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내적 불안지수는 우리가 하는 절대적인 일의 양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우리가 할 수 있고, 하기 원하는 활동의 총합의 수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717

"나는 로제토를 떠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해요. 나는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가졌지요. 사람만 제외하고요. 우리가 마을에 살 땐 언제든 이웃이 우리 집 주방으로 와 함께 요리를 하곤 했어요. 정겨운 수다도 떨고요.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언제든 달려가 서로를 도왔어요. 주변에 늘 나를 도와줄 사람들이 있었기에 외로움을 느낄 겨를도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가 없네요. 정말 그 시절이 그리워요."

 

+718

불안은 자유뿐만 아니라 살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선택지 그리고 부를 먹고 자란다. 그러다 활동이나 성과를 통해 우리가 가치 있는 존재라는 감정이 들면 불안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719

익명성을 띠는 사회에서 값비싼 자동차, 화려한 집, 멋진 옷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과시적 소비는 서로를 잘 아는 공동체 사회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마을이나 가족과 같은 작은 공동체에서 지위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헛수고와 같다. 이런 공동체에서는 구성원들이 서로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파울 또는 수잔네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집에서 사는지 너무도 뻔히 잘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울이 무리하게 포르셰를 사서 허세를 부릴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작은 공동체에서 구성원의 가치는 업적이나 재정 능력에 따라 정의되는 것이 아니다. 이웃 간의 연대나 사랑과 같은 특성에 따라 정의되는 것이 다반사다. 누가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알게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을 아는 것이다.(포르셰는 그 물건에 투자할 재력은 증면하지만, 사람들에게 투자하는 연대감은 증명하지 못한다)

 

+720

지위나 겉모습에 투자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가 익명성을 띨수록, 가상이 점점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721

베블런에 따르면, 물질주의 경향은 (로제토 사람들의 변화된 모습과 마찬가지로) 원시 상태를 회복시키기 위한 절망적인 시도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더 이상 소속감을 느낄 수 없는 사회에서 차가운 대접을 받거나 냉대를 당하지 않고, 최소한의 존경심을 받고자 하는 시도인 것이다.

 

+722

대도시가 주는 자극적인 효과도 마찬가지다. 연구자들은 편도체를 통한 일종의 지속적인 경고상태가 스트레스성 질환을 초래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질환으로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장애를 들 수 있다.

 

+723

스위스 경제학자 알로이스 슈투처와 브루노 프라이의 계산에 따르면, 하루에 통근 시간이 44분 걸리는 사람이 통근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행복의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서는 한 달에 470유로(약35퍼센트)를 더 벌어야 한다고 한다. 독일인들의 통근 시간은 평균 약 45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724

머릿속으로만 꿈을 꾸지 말고 현실에서 직접 테스트해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왜 이러한 실천 테스트가 중요한가? 첫째, 우리의 사고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결정적인 사실이 있다. 우리의 상상력은 사물을 미화하는 습관이 있다. 과감한 실천 테스트만이 진정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일이 우리에게 맞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지를 말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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