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186)
외면일기 [밑줄] +4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여행을 하는 동안의 여정과 그때 그때 있었던 일들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사건들, 날씨, 철따라 변하는 우리 집 정원의 모습,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 운명의 모진 타격, 흐뭇한 충격따위를 노트에 적어두는 습관이 있었다. '일기'라고 부를 수도 있을 이것은 내면의 일기 journal intime'와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에 '외면일기 journal extime'라는 이름을 만들어 붙여보기로 한다. +5 말이 나온 김에 미셸 뷔토르의 생각을 언급해두는 것도 좋겠다. 그는 'exploration(답사)'과 'imploration(탄식)'을 서로 대립시킴으로써 나의 '외면일기'보다 더 나은 착상을 선보인 바 있었다. 전자는 발견과 획득 같은 원심적인 ..
dance dance dance # 1 '춤을 춰야지' 첫판을 형편없이 진 다음 춤을 추듯 공들이 움직여 맞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공들을 춤추게 하는 거다' 안무가가 되어 큐대를 겨냥한다 왈츠에서 파트너를 바꾸듯 수구를 맞춘 공이 목적구를 찾아가는 궤적이 자못 흥겹다 낙승. 즐기면 모든 것이 순조롭다
Surrealism / LG 시그니처 [뮨의 포트폴리오] 초프리미엄가전 X 초현실주의 2017년 9월 On-Air
신경끄기 / LG 휘센 [뮨의 포트폴리오] 인공지능 스스로 에어컨 X 신경끄기의 기술 2018년 3월 On-Air 1 2 3 2018년 5월 On-Air
4할의 비결 +3 이용균의 베이스볼 라운지 2018.05.02. 경향 아침식사는 항상 똑같다. 프로 데뷔 후 2010까지는 매일 카레. 이후 탄수화물 섭취를 위해 식빵과 국수를 먹는다. 경기장에는 항상 5시간 전에 도착하는 게 원칙이다. 원정경기 때는 숙면을 위해 전용 베개를 챙긴다. 경기 전 다른 사람의 글러브와 배팅 장갑을 만지지 않는다. 손에 그 감각이 남아 자신의 감각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이후 휴가를 한 번도 가지 않았다. 휴가를 가서 몸을 편안하게 쉬면 루틴을 망칠 수 있다고 여긴다. "소파에서 하루 종일 뒹굴면 몸이 더 쉽게 피곤할 수 있다"고 했다.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트레이닝 머신을 개발했다. 하루 4번, 정해진 시간 동안 머신을 이용해 운동을 한다. 20년 동안 빼먹..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밑줄] +1 1997년 가모시타 씨가 연출한 연극 의 연습 장면을 일주일 동안 구경한 적 있는데, 저는 그런 정교하고 치밀한 고도의 연출을 도저히 할 수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가령 화자이자 주인공 롤라의 남동생 톰을 연기하는 가가와 데루유키 씨가 담배를 물고 "그게 가족의 추억입니다"라며 성냥을 긋는 장면. 연기를 마친 가가와 씨에게 가모시타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냐. '추억'은 내성적인 단어니까 성냥을 그으려면 바깥쪽이 아니라 안쪽을 향해 그어야지." 그리하여 안쪽으로 성냥을 그었더니 확실히 배우가 능숙해 보였습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안쪽을 향하는 단어와 바깥쪽을 향하는 단어란 무엇일까, 하고 필사적으로 메모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모시타 씨는 배우가 계단에서 어떻게 멈춰 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