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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이야기 3 이곳엔 50m 길이의 레인이 있고 5m 깊이의 레인도 있다 좀더 멀리 좀더 깊이 삶이 그러하듯 찾게 된다
단순한 열정 [밑줄] +2324 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그 사람이 전화를 걸어주거나 내 집에 와주기를 바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2325 나는 또한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태연함과 그것이 내 삶에서 차지하고 있는 터무니없는 비중에 크게 놀랐다. +2326 그 사람은 천천히 옷을 입으며 떠날 준비를 했다. 나는 그 사람이 와이셔츠의 단추를 채우고, 양말을 신고, 팬티와 바지를 입고 나서 넥타이를 매기 위해 거울 앞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제 재킷만 걸치면 저 사람은 떠나겠지. 나는 나를 관통하여 지나가는 시간 속에 살고 있을 뿐이었다. +2327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보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밑줄] +2306어떤 밤,꽃이 진 자리라던가달빛이 모여있는 자리를 걸으면다리가 순식간에 휘청거리곤 했습니다 +2307가만히 흘러가는 하루 치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동공은 이 대용량의 끝없는 장면을어떻게 저장하나 놀랍다.심장은 이 영화를 어떻게한평생 제멋대로 재생하나 놀랍고. +2308산책은 살아있는 책이라 산책인가밤공기 속에 누가 이토록 숨 쉬는 문장을 숨겼나 +2309숲은 자연의 심장이라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아래로도 맥박이 뛰었다 +2310전나무 꼭대기에서 보았지오늘이 처음 착륙하는 자세를 +2311이곳엔 막 도착한 딱새가 밤이 눈동자를 디디곤 다시 날아올랐다... 나는 그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2312오래전부터 손톱 밑에는아무도 모르는 당신이 박힌 까닭에 +2313모든 게 시시해지면 나는, 나..
더 많은 것들을 존중의 대상으로 2023 / 대상그룹 [뮨의 포트폴리오] 대상 X 하찮은공룡들 바이오에너지 기술편 자연재료 발효기술 편 미세조류 암배양기술 편 미생물 발효기술 편 *2023년 10월 On-Air
The Art of Getting by #18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때론 모든 의욕을 사라지게 한다 하루하루 죽음에 다가가고 있다고 느끼는 것 속에서 우린 어차피 죽을 삶의 의미란 건 도대체 무엇인가 질문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아주 오래된 인간의 근원적 질문이다 누군가는 그 질문의 답을 종교에서 찾고 영원불멸의 삶을 우린 사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거대한 혼돈이라고 생각하며 염세주의적인 철학을 설파하기도 한다 바로 그 지점의 출발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진지하게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인간은 그 답을 알 수 없게 된다 성장기의 인간이라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아직 말도 생각도 근육의 힘도 미성숙한 인간이라면 - 가령 9살이라던지 4살이라던지 하는 나이 – 삶의 의미 따위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스스로 육체를 컨트롤할 수 ..
스포티파이 #운명같은음악 [뮨의 포트폴리오] 스포티파이 X 잔나비 2023년 9월 25일 On-Air
별별명언 [밑줄] +2264 '온전', 이 단어가 성경에서는 "눈이 성하면 온몸이 밝을 것이요."(누가복음, 6장 22절)에서 '성하면'으로 번역되었다. 즉 눈의 '초점이 맞으면' 제대로 빛을 볼 것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자신에 대한 여러 겹의 이미지들을 갖고 있다. 그런데 초점을 잃으면 그 이미지들은 제각기 따로 보일 테고, 그 결과 우리는 그 여러 이미지들을 좇다 인생은 더욱더 복잡하게 꼬인다. +2265 야속한 상대방이 15분만 확보해 줬다면, 두 사람의 만남은 짧았을 지는 몰라도 분명 감격스러웠을 것이고, 또 그 여운은 남은 생을 버티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호라티우수(Quintus Horatius Flaccus, BC 65-8)의 명언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시간을 지키지 못한 우리의 후..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밑줄] +2218 여전히 인간에게는 정체가 분명하고 쉽게 변하지 않는 선호가 존재한다고 전제한다는 점에서 행동경제학 역시 기존의 전통적인 분석 도구와 큰 차이는 없다. 이들 역시 사람들이 뭘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는지 사려 깊게 묻는 것으로, 인간행동을 이해하는 게 가능하다고 여긴다. 요컨대 우리의 의사결정이 '의식적인 수준', 적어도 그와 유사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오판의 여지를 안고 있다. 즉 현대 비즈니스 문화의 정수 안에서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뇌, 그리고 거기서 벌어지는 생각 프로세스를 분석해야 한다는 '가설'이 뿌리내리고 있다. 바로 이러한 가설 때문에 오늘날의 비즈니스는 인간의 깊은 내면에 접근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번번이 헛수고만 거듭하고..
씩 데이터 THICK data [밑줄] +2171 인류학은 공감과 선입견 없는 관찰, 총체적 접근을 통해 감춰진 이면을 포착함으로써 인류가 현재 어디로 가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향해 갈지 통찰을 얻는 학문이다. +2172 문화 상대주의적 시각이란 나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시 보는 것을 가리킨다. +2173 한국 시장의 특징은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한국 시장은 경쟁이 극심하다. 뒤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필립모리스의 비전은 '담배 연기 없는 미래 Smoke-Free Future'다. 이를 위해 10년간 13조 원을 쏟아부어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개발했다. 그런데 아이코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내 리딩 경쟁사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했다. 그뿐 아니라 이후 평균 7개..
우리를 배반한 근대 [밑줄] +2041 역사의 진실은 희망과 환멸 사이, 아니면 기대와 두려움 사이 어디쯤엔가 있을 것이다 +2142 나는 근대를 '18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사이에 형성되어 그 이후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친 가치(그리고 제도)가 지속된 시대'라는 뜻으로 쓰려한다 +2143 에리히 프롬은 고독과 무력감으로 불안해할 때 누군가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더라도 불안을 없애준다고 약속하면 자유에서 벗어나 그 관계 속으로 도피하거나 복종으로 도피하는 강력한 경향이 생겨난다고 보았다. +2144 근대의 사회체제는 개인을 발달시켰지만 개인을 더욱 무력하게 만들었고, 자유를 증대시켰지만 새로운 종류의 의존을 낳았다. +2145 독립된 자아는 도덕적, 공동체적 유대감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혼자만의 ..
언어의 무게 [밑줄] +2092 글쓰기는 새로운 사람을 창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명확성과 이해를 만들어낸다. 또는 그런 착각을 하게 한다. 자신의 언어에 운이 좋은 사람은 스스로를 향해 눈을 뜨는 것과 같아서 새로운 시간을 경험한다. 시의 현존이라는 시간이다. - 페드루 바스쿠 드 알메이다 프라두 1903, 리스본 +2093 여행 가방 바퀴들이 포장석 위를 굴러가며 덜컹거렸다... 레이랜드는 창가 우묵한 벽감에 앉아 건너편 집을 바라봤다. +2094 사람들은 아마 아무 거리낌 없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다고 기대하겠지. 자기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니까. +2095 "때가 되면 이 편지를 당신에게 주라고 단단히 이르셨습니다. 이게 진짜 유산이라고 하셨지요." "서명할 때 커다란 확대경을 가..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밑줄] +2089 장소 하나 바꾸는 것이, 우리가 사실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마치 꿈을 잊는 것처럼 깨끗이 잊어버리게 만드는 데 그렇게 많은 기여를 한다면, 그거야말로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 칼 필립 모리츠 [안톤 라이저] +2090 반면에 일상적인 일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섬세한 움직임에는 호감이 간다. 이를테면 적절한 순간에 적당한 거리를 둔 채 꺼내는 이별의 몸짓, 단호한 대답을 대신하는 정중하면서도 공감이 묻어나는 얼굴 표정, 종업원이 건네주는 거스름돈을 돌려줄 때의 근사한 제스처. +2091 "우리는 꿈은 거의 안 꿔요." 존 포드가 대답했다. "꿈을 꿔도 금방 잊어버립니다. 우리는 평소에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말하기 때문에 꿈속으로까지 가져갈 게 없죠."